커지는 물가불안.. 출구전략 가시화?
국가 경제 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물가 불안을 언급하면서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 기조변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최근 관련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경제전문가들은 이에 대비한 대책이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정부에 조언하고 있다.
윤 장관은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물가는 경기회복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갭의 플러스 전환, 통화 유통 속도의 상승세 확대, 생산자물가의 빠른 상승 등으로 올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 14일 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도 "경기회복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 경제 수장이 불과 나흘 간격으로 물가를 잇따라 언급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물가 불안의 체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관련 지표상으로도 심상찮은 물가 불안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4개월째 2%대를 유지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7개월째 꾸준히 오르고 있는 건 우려할 만하다.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범위인 2∼4%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입물가는 물론 생산자물가도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1.3% 올라 4개월째 상승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오르며 역시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이미 가시화했다고 볼 수 있다.
3∼4개월 후면 소비자물가가 뛸 가능성이 무척 크다는 얘기다.특히 정부가 주요 생필품 등 생활물가를 잡기 위해 만든 이른바 'MB물가'의 지난달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0.2%포인트 높은 2.9%에 달해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물가 불안을 시인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요 원자재의 확보나 출구전략 적기 시행 등이 그것인데, 특히 16개월째 2%에 묶어둔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의 타이밍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으로 과잉생산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통화량 관련 지표들이 플러스로 돌아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취해야 할 최선의 태도는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원자재 확보 및 출구전략 등 물가 상승을 대비한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도 "과거 기준금리 최저 수준이 3%대였다면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며 "지금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도 빠르지는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Segye.com 인기뉴스] ◆ 화제의 '월드컵 복근녀' 주인공 알고보니…◆ 재범 "2PM 멤버들 미안…한국인인게 자랑스러워"◆ 월드컵 응원일에 콘돔 불티나게 팔려, 왜?◆ 탤런트 이동건 동생 살해범 징역 13년형 선고◆ 중학생이 초등학교 여학생 집단 성폭행 '충격'◆ "돈 안주면 성관계 영상 부모에게 보내겠다" 협박◆ '몹쓸 동네 아저씨들, 12살 애한테 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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