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7일 청와대서 부동산대책 논의 전망
[머니투데이 김경환기자][부동산 거래활성화 보완대책 논의할 듯…DTI 완화 두고 당·정 시각차 극명]
정부가 17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부동산 경기를 점검하고 필요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보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3일 미분양 아파트 해소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해양부는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갖는 등 시장상황 파악에 나섰고, 금융위원회도 지난 15일 주택시장 점검회의를 열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16일 저녁 부동산 전문가들을 불러 주택경기 침체에 관해 논의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지금 시점은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만한 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를 둘러싼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당·정 부동산 대책 시각차 극명=
정부는 부동산 대책에 대한 입장이 정해지면 22일 정도에 한나라당과 당·정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당·정의 시각차는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당은 부동산 규제 중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완화하는 방안 등을 주문하고 있지만, 정부는 DTI 완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당·정 시각차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0대가 돌아선 핵심적인 이유는 부동산 금융규제와 보금자리주택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거래가 안 되는 것에 있다"며 "당분간 주택담보인정비율(LTV)나 DTI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도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건설사의 자금압박으로 이어져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거들었고, 신영수 한나라당 의원도 LTV와 DTI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부 "DTI·LTV 규제 완화 없다" 여지는 남겨=
이에 대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23 미분양 대책이 나온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추가 대책은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다 내놨다"며 "지금은 기존 대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부족한 점을 파악할 때"라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 역시 "가계부채가 700조원이 넘는데 주택담보대출이 350조원이나 된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LTV·DTI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대처하겠다"고 말해 향후 규제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잇따라 부동산 시장 침체를 언급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부동산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설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DTI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해 서울은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면 DTI가 50%, 인천.경기 지역은 60%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서울의 강남 3구는 종전처럼 DTI 40∼50%를 유지하고 있다.
LTV는 강남 3구가 40%, 수도권 나머지 지역이 50%다. 정부는 이런 조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집값 상승을 막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와 부동산업자들은 부동산 거래 실종으로 영세업체 부도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을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나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이 하향 안정화 시점일 뿐,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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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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