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4만가구 줄인다

정부가 올해 중 5조원을 투입해 전국의 미분양 주택 4만가구를 줄이고, 자금지원을 통해 주택거래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주택보증이 3조원을 풀어 환매조건부로 '준공 전 미분양' 2만가구를 사들이고, 리츠ㆍ펀드와 프라이머리 담보부 채권(P-CBO) 발행을 통해 '준공 후 미분양' 각각 5000가구를 해소하는 한편 세제감면과 자구노력을 통해 1만가구를 감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56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 미분양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6월까지 미분양 1조5000억원 규모(4월 기매입분 5000억원 포함)를 매입하고, 하반기 중 경제 상황을 감안해 추가로 1조5000억원 등 총 3조원어치를 매입해 나갈 계획이다.

매입 대상은 공정률 50% 이상의 준공 전 미분양으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분양가의 50% 이하 수준으로 사들인다. 지방 미분양을 우선 매입하고, 자금 여유가 있을 경우 수도권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중소업체의 미분양을 우선 매입하고 매입 한도도 업체당 현행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분양 리츠ㆍ펀드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을 5000가구 매입한다. 리츠ㆍ펀드 청산 시 주택이 팔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 확약 규모를 현행 5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펀드의 재원 조달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에서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한 건설사 회사채에 대해 주택금융공사가 1조원 규모(준공 후 미분양 5000가구 수준)의 신용 보강을 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 증권(P-CBO)을 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밖에도 지난달 18일 당정협의에서 확정된 양도세 및 취득ㆍ등록세 차등 감면 방안 입법화와 업계의 분양가 인하 노력을 통해 1만가구 미분양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건설사의 단기 유동성 지원을 위해선 신용보증기금이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공사대금을 담보로 한 대출(브리지론)을 5월부터 1년간 재시행하기로 했다.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도 나왔다.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규 주택에 입주를 못하는 사람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올해 말까지 1조원 범위에서 주택구입자금을 융자해주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위기 이후 어려워진 서민경제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적 지원을 하게 됐지만 건설업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엄정한 대응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윤희 기자 /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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