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아파트 양도세 감면..내년 2월 11일까지 계약 마쳐야

올해 하반기에는 아파트 분양이 매우 많다. 예년에는 연말 분양이 매우 뜸했지만, 올해는 밀어내기식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올해 9월 이후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때문이다. 내년 2월 11일까지 아파트 분양을 받으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60%, 지방은 100% 양도소득세가 감면된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을 돕기 위해서다. 미분양이 쌓이면 건설사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부도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은 양도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서울은 분양 물량이 귀해 미분양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 2월 11일 이내 계약금까지 납부해야= 많은 건설사들은 정부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내년 2월 11일이 지나서도 유지하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유예기간 연장을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건설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2월 11일까지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내년 2월 11일까지 아파트 당첨을 받으면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양도세 감면을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적어도 내년 2월 11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부해야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첨 후 계약기간을 고려하면 양도세 감면 혜택을 타깃으로 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은 내년 1월 중순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 미분양에 국한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놓고 '지방 미분양'에 국한된다고 오해하는 일도 꽤 있다. 이 같은 오해는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이 '미분양 주택의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과세특례'라고 규정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조세특례제한법의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특례 규정은 일반분양 아파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가 공급하는 주택도 미분양 아파트의 정의에 포함된다"며 "따라서 일반분양 아파트도 양도세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시장 왜곡으로 건설사 부메랑= 정부가 미분양 해소책으로 실시한 양도세 감면 혜택은 미분양 해소에는 도움이 됐지만, 아파트 시장을 왜곡시켜 건설사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감면이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보다는 분양 아파트로 돌아서게 하면서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를 크게 줄이는 데 한몫했기 때문이다.

특히 원리금 상환액을 소득의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마저 기존 주택에만 적용되고 분양 아파트는 면제받으면서 아파트 매수 수요가 분양 아파트로 쏠리고 기존 주택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기존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존 주택 매도가 매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고 입주를 앞둔 상당수 수요자가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분양 받은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게 됐다.

최근 건설사들마다 아파트 입주율이 너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입주율이 떨어지면 건설사들이 잔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최근 건설사들은 입주대행사를 선정해 기존 주택 매도를 알선하는 등 입주율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인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