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중국 시장을 다시 본다'-경제 살릴 소비 시장 쑥쑥..세계가 주목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2007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개혁개방이후 연평균 9.8%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개혁개방이 가속화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0.2%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7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5조7306억 위안(3조3838억 달러)으로 독일을 제치고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으며 2008년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2698위안(3268달러)으로 전년 대비 8.4% 성장했다.
2001년 이후 연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9.9%로서, 1978년 343위안에 불과하던 도시주민 가처분소득은 2008년 1만5781위안으로 약 46배 증가, 최근 2000년 이후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9.9%로 증가속도가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이 1만5781위안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중국, 고속성장 기반 닦고 '소비시대' 진입이러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어 새로운 소비시대로 진입했다.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초과하면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소비지출이 늘어 일정 수준의 내수시장이 형성된 것이라는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2008년 중국의 1인당 GDP는 3266달러로 2007년 2000달러를 넘어선지 불과 1년 만에 3000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의 1인당 GDP가 1000달러에서 2000달러를 넘는 데는 5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최근 중국의 무서운 성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77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넘어선 이후 2000달러(1983년)에 이르기까지는 6년, 다시 3000달러를 돌파(1987년)하는 데 4년이 걸렸다.
맥킨지 세계경제연구소(MGI)는 중국내 중산층의 등장으로 2025년에는 중국이 세계 3대 소비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중국의 도시주민 총 가처분소득은 22.6조 위안에 달하고, 특히 상위 중산층은 전체 약 61%로 13.6조 위안의 구매력을 가진 소비주도층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중국 소비시장 잠재력이 확대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이후 지난 30년간 소매판매 증가율이 15.2%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소비품 소매판매액은 1978년 1559억 위안에 불과했지만 2008년 10조8488억 위안으로 약 70배 증가했고 가격요인을 고려한 실질증가율은 15.2% 증가했다.
2001년 이후 연평균 소매판매총액 증가율은 13.6%로 같은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10.2%를 상회하며 같은 기간 도시지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4.7%로 평균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2008년 소매판매 총액 역시 10조8488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다.
특히 2008년 중국 민간소비 규모는 10조8392억 위안으로 GDP의 35.3%를 차지한다. 1978년 중국 민간소비 총액은 1759억 위안이었지만 2000년 4조5854억 위안으로 급증한데 이어 2008년에는 10조8392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에 따르면 평균 7.5%의 성장을 전제로 추산할 경우 중국 GDP 중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9.6%, 2015년 51.2%, 2020년 52.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계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는 전세계 민간소비에서 중국의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4%에서 2020년 21.4%로 증가해 미국을 추월하는 세계 1위의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 소비재수입 계속 증가…광동·북경·상해 3대 주요 소비지역중국 시장에서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중국 해관총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2005년부터 증가해 2006년 3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2007년에는 428.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광둥, 베이징, 상하이 등 3대 주요 소비지역이 전체 소비재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특히 2008년 1∼8월 광둥지역의 소비재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한 91억7000만 달러로 전체 소비재 수입의 23.2%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 1∼8월 중국 31개 성(省)·시(市) 중 산둥, 광시 등 7개 지역 이외에 24개 지역의 소비재 수입이 증가했고 그 중 14개 지역은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주요 수입품목은 자동차류, 식품류(수산물, 육류), 문화·오락류, 통신·전자, 의류·신발류 등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특히 자동차류, 의료·보건용품, 문화·오락용품 등의 수입액은 18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1992년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은 26억5400만 달러에서 2008년 913억8900만 달러로 약 34배 증가했으며 우리의 대(對)세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2년 3.5%에서 2008년 21.7%로 증가했다.
◇中 철강, 차츰 회복국면…섬유, 한국과 경쟁 더욱 '치열'최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KOTRA 2010중국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산업은 세계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배경으로 철강생산 및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철강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오히려 중국의 생산점유비와 위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2008년 5억50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13억2600만 톤)의 37.7%를 차지한데 이어 2009년 상반기엔 2억6660만 톤으로 세계생산량(5억4930만 톤)의 절반에 가까운 48.5%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 중국의 세계조강생산 점유율인 36.6%보다 10% 이상 급증한 것이다.
2010년 중국은 건설 및 자동차 중심의 철강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조강생산은 신규완공설비규모 축소와 일부 설비 도태 효과로 생산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보다 약 7% 증가한 6억 톤이 예상된다.
심상형 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한중 철강교역은 중국의 WTO가입 이후 급증한 뒤 2005년 중국내 생산설비 확충 이후 둔화됐고, 중국산 강재의 대량유입으로 2006년부터 무역적자로 전환해 지난해에는 1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국내 철강산업의 상·하공정 불균형에 의한 중간재(열연) 수입수요와 저급재 시장을 대상으로 중국산의 국내시장 침투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의 섬유산업은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높은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 인건비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생산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한국이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이후 섬유생산지로서의 위상이 급격히 저하된 것처럼 중국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중국 섬유업체들의 올해 수출은 위안화 절상, 높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의 섬유수출증가율은 2000~2004년 16.1%, 2005년 21.3%, 2006년 28.3%, 2007년 20.2%, 2008년 8.2%로 지난해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올해 9월 현재 11.3%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섬유산업의 수출증가세 둔화와 함께 세계시장점유율 상승폭 역시 14.7%(2000년)→24.0%(2005년)→29.2%(2007년)→30.3%(2008년)처럼 둔화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섬유업체들은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등 비용개념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가격을 인하·판매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높였지만 최근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이 생산비용으로 산정되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90년대 후반 이후 구축된 설비들이 노후화되면서 유지보수비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섬유업체들이 중국의 섬유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슈퍼섬유, 나노섬유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신섬유산업 육성과 함께 신소재 중심의 생산구조로 전환함으로써 기술, 디자인개발을 강화하고 인적자원 확충,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한다는 지적이다.
박훈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팀장은 "중국 섬유산업은 내년에도 위안화 절상이 지속되어 가격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내년에도 수출확대가 어려울 전망"이라며 "다만 중국의 고품질 섬유소재 수입은 지속되고 섬유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화섬 소재분야의 구조고도화가 진전될 전망이어서 한국제품과 경쟁관계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高성장 상승세 이어갈 듯…중소도시 신규 수요 '주목'올해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1~9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한 966만 대를 판매했으며 2009년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3% 증가한 1288만 대가 예상된다. 이는 정부정책과 자동차 대중화 확대 등에 힘입어 승용차 위주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득수준 향상과 정부의 소비진흥책으로 주로 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중국내 중서부지역의 수요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승용차 등록기준으로는 동부 연안의 1급 대도시 중산층(33.9%)을 중심으로 발달한 단계에서 중서부, 2~3급 중소도시(34.6%) 비중이 급증하는 단계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중국 자동차 산업은 현재의 정책기조가 유지되고 추가 부양책이 지속됨으로써 9% 이상의 고성장과 함께 시장에서 소형차 비중이 증가하며 1356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의 영향으로 운송업 및 관광업이 확대되고 서부지역 개발사업이 지속되면서 상용차(550만 대, 7.9%증가) 판매가 승용차(806만 대, 3.6%증가)보다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류기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은 모터리제이션 진입 이후 10년 만에 판매가 5배 증가했고, 중국은 판매증가율이 한국이나 일본은 낮지만 상승추세는 더 오래 지속될 전망"이라며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구이저우, 간쑤 등 소득이 낮은 농촌이 집중된 지역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 대형 SOC사업외엔 신규투자 불투명…친환경 건축사업 유망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올해 1분기 들어 곧바로 회복세를 되찾은 중국 건설시장은 상반기 중국건축업총생산액(건축공사액+시설, 설비공사액+건물, 주택공사액 등 합계)이 2조75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이중 장쑤성, 상하이, 허베이성, 푸젠성, 톈진시, 허난성 성장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회복세가 뚜렷했다. 이는 중앙 정부의 철도, 도로, 수리시설, 도시공공건설 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9조1321억 원)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이 후속 재정팽창정책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0년 중국 건설산업은 정부투자, SOC지원이 제한적인데다 금융위기대책을 통해 지원한 4조 원 중 상당액이 이미 소진됐기 때문에 새로운 재정투자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에서 유망한 건설관련 산업분야로는 에너지효율화사업(온실가스배출 억제사업,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사업, 바이오재생자원개발, 스테인리스강 노후시설 교체작업 등)과 수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 풍력발전단지 사업 등이 예상된다.
또 중국 서부지역개발(청두, 충칭 중심축 고속도로, 철도, 공항 건축 등)과 베이징~상하이 간 고속철도 건설, 상하이 지하철공사, 베이징~홍콩 간 고속철도 건설, 톈진 생태도시 조성, 상하이 디즈니랜드 공사, 각 지방정부 테마파크 조성 등의 중국내 대형 SOC 사업이 지속되거나 신규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희 코아에프지㈜ 감사는 "중국의 건설시장은 특수 SOC사업 이외엔 시장개방이 개선될 여지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통화팽창 우려로 막대한 신규투자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은 테마파크 건설 등과 같은 특수입찰사업이나 한국계 기업 현지공장 및 자체 공장건축사업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트라가 공개한 '2009 중국기업 경영자 설문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은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환경이 험난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해법으로 내수시장을 꼽았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촌 소비시장에도 주목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윤희 코트라 상하이KBC 과장은 "특히 앞으로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농촌주민 소비를 도시주민 소비보다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는 가전하향 외에도 자동차 하향, 이구환신(以舊換新) 등 각종 정책이 내년에도 강화·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우리기업들도 시장기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jh@newsis.com※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55호(12월7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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