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광주, 몸값 21배 '2844억' 초호화 군단 알힐랄 만난다…ACLE 8강전 단판승부 '이정효 매직 또?'

김환 기자 2025. 3. 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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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WAY TO SAUDI'.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진출하며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운 광주FC의 8강 상대가 결정됐다.

바로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초호화 군단' 알힐랄이다.

광주는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AFC 하우스에서 진행된 2024-25시즌 ACLE 8강 토너먼트 추첨 결과 8강에서 알힐랄을 만나게 됐다. 이번 대회는 8강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단판 승부로 개최된다. 

알힐랄은 과거 설기현(2009), 이영표(2009-2011), 유병수(2011-2013), 곽태휘(2014-2016), 장현수(2019-2023) 등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뛰었던 팀으로, 개편 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최다 우승 기록(4회)을 보유한 아시아 전통의 강호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ACL에 출전한 광주는 ACLE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동아시아 지역 조별예선을 전체 4위로 통과했고, 16강에서는 동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 J리그1의 비셀 고베를 꺾고 8강에 올랐다.

특히 광주가 고베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 짓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광주는 고베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서 0-2로 완패하며 16강 진출길에 먹구름 낀 상태로 2차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조별예선과 16강 1차전 두 경기에서 고베와 합을 겨루며 분석을 마친 광주는 홈에서 고베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합산 점수를 3-2로 뒤집었다. 말 그대로 '광주의 기적'이었다.

그런데 8강에서 더 까다로운 상대를 마주하게 됐다. 

ACLE 8강부터 동아시아 팀과 서아시아 팀의 맞대결로 이뤄지기 때문에 서아시아 팀 중 하나를 만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최다 우승 기록(19회)을 보유한 팀이자 이번 시즌 ACLE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알힐랄과의 경기가 성사되자 광주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하지만 광주는 늘 그랬듯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광주 관계자는 17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알힐랄에 스타 선수들이 많기도 하고, 8강 첫 경기라 관중이 많이 몰릴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면서도 "아예 강팀이랑 만난 게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몸담기도 했던 알힐랄은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으로 선수단 가치가 1억 8000만 유로(약 2844억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초호화 군단, 아시아판 '갈락티코'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다. 광주 선수단의 몸값인 838만 유로(약 132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21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등에서 뛰었던 포르투갈 국가대표 주앙 칸셀루, 모로코 국가대표 골키퍼 야신 부누, 나폴리와 첼시를 거쳤던 중앙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를 휘저었던 세르비아 출신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이적한 후벵 네베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을 폭격했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등이 현재 알힐랄에서 뛰는 중이다.

브라질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던 말콤,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신 수비수 헤난 로지도 주목할 만한 외인 선수다.

자국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렸던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의 주장 살렘 알다우사리를 필두로 압둘라 알함단, 모하메드 칸노, 나세르 알다우사리, 알리 알불라이히 등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 선수들 다수가 알힐랄 소속이다.

또한 알힐랄을 지휘하고 있는 노장 조르제 제수스(포르투갈) 감독은 SL 벤피카, 스포르팅CP, 플라멩구, 페네르바체 등 다수의 클럽을 지도한 경험이 풍부한 백전노장이다. 선수와 감독 모두 아시아가 아닌 유럽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광주는 다시 한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준비한다.

광주의 믿을 구석은 역시 K리그를 대표하는 전술가 이정효 감독이다.

이 감독은 광주의 형편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뚜렷한 축구 철학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응집시켜 성적을 내는 감독이다. 광주는 이 감독 아래 2022시즌 K리그2 우승, 2023시즌 K리그1 3위, 그리고 ACLE 8강 진출을 이뤄냈다. 고베전의 기적 역시 이 감독의 지도력과 광주 선수들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광주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정호연(미네소타 유나이티드), 허율, 이희균(이상 울산HD) 등 지난해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과 결별했지만 여전히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흔히 핵심 선수들이 빠진 채 시즌을 운영하는 걸 '잇몸축구'라고 표현하지만, 광주는 잇몸축구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무색할 정도로 이적한 선수들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만약 광주가 알힐랄을 넘어 4강에 진출한다면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경기의 승자와 만난다. 아시아에서 돌풍을 일으킨 광주의 '이정효 매직'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AFC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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