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청보리밭에서 찾은 한국적 서정..채색화가 이숙자를 만나다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 오늘(22일)은 드넓은 청보리밭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반세기 동안 한국 전통 채색화의 명맥을 이어온 '보리밭 화가', 이숙자 화백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광활한 보리밭이 관객을 압도하는데요.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푸르름으로 물든 벌판.
가만히 귀 기울이면, 바람이 내는 소리가 들리는 듯, 마음은 어느새 청보리밭 한가운데 들어와 있습니다.
시간과 더불어 무르익는 풍요의 결실.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붓질로 낱알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되살린 그림.
실제 보리 같은 입체감이 놀라움을 줍니다.
1970년대 말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광활한 청보리밭.
그 만남은 숙명이었습니다.
[이숙자/화가 : "그때 쇼킹한 감정과 참 좋다, 너무 좋은데 막 눈물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이걸 그리면은 내가 남보다 한 10배 노력을 할 수가 있겠구나..."]
그렇게 40년 넘게 그려온 덕에 '보리밭 화가'로 불리는 이숙자 화백.
긴 세월 꿋꿋이 우리 전통 채색화의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고구려 고분 벽화의 한 장면을 재현한 이 작품.
물감에 돌가루를 섞어 그리는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벽화의 질감을 오롯이 되살렸습니다.
우직한 소의 이미지에 우리 민족성을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가로 10m가 넘는 장대한 화폭에 그려낸 민족의 영산 백두산.
화가의 역량을 남김없이 쏟아부은 역작입니다.
[이숙자/화가 : "가서 보니까 백두산이라는 게 그냥 뭐 하나의 풍경이나 호수의 풍경이 아니고, 뭔가 그 영혼 같은 거, 민족혼 이런 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도 들고 감동이 많았죠."]
여든의 화가가 올해 완성한 보리밭 신작을 비롯해 반세기 예술 여정이 담긴 작품 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이상철/자막제작:박세실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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