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문형배 “관용과 자제가 윤 탄핵소추문의 핵심” 대학서 특강
퇴임을 하루 앞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인하대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인하대학교는 문 재판관이 17일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가의 길: 혼(魂)·창(創)· 통(通)’ 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고 밝혔다.
문 재판관은 ‘혼’에 대해서 ‘왜 나는 법률가가 되려 했나’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을 인용해 내가 지금 여기 있음으로써 단 한 사람의 인생이 행복하다면 그것이 성공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창’에 대해선 독창적이고 적절한 것이라고 창의성의 정의를 내렸다. 건축불허가처분 취소 사건에서 현장검증을 해본 뒤 결론이 바뀐 일, 법정에서 방청객이 배심원이 돼 의결을 제시해 당사자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조정한 일 등 본인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소통을 의미하는 ‘통’은 막힌 것을 뚫고, 물 같은 것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경청의 자세와 자기의 뜻을 밝히는 의사 표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재판관은 이어 헌법재판소의 역사, 사례로 본 헌법재판 등을 알려주며 헌법은 생활 규범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재판관은 특강이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재판관은 최근 몇 달 동안 분열과 혼란을 겪은 우리 사회가 성장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관용과 자제”라고 답했다.
“관용은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고,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관용과 자제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탄핵소추가 야당의 권한이다, 문제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렇다면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게는 답을 찾을 수 없다”며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느냐 아니냐, 현재까지 탄핵소추는 그걸 넘지 않았고 비상계엄은 그걸 넘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문 재판관은 “야당에 적용되는 권리가 여당에도 적용돼야 하고 여당에 인정되는 절제가 야당에도 인정돼야 그것이 통합”이라며 “나에게 적용되는 원칙과 너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다르면 어떻게 통합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통합을 우리가 좀 고수해 보자. 그게 탄핵선고문의 제목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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