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은 깊이 뉘우친다, 권력에 줄서는 정치가 계엄 낳아”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24일 21대 대선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지금 깊이 뉘우치고 있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수직적인 당정관계를 반성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기고 돌아왔다’ 발언을 겨냥해 “당에 남겨진 건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은 취임 즉시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꾸리며 임기 3년만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윤 원장은 이날 KBS에서 방영된 연설에서 “국민의힘의 행태는 국민들께 머리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당 지도부에서 이 정도의 강한 사과와 반성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윤 원장은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를 눌러 앉히기 위해 수십명의 국회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움직임을 추종했거나 말리지 못한 정치, 즉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그렇게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당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더라면, 당내 많은 이들이 용산으로 달려가 결사코 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얼마 전 파면당하고 사저로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며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차기 대통령이) 취임 첫날 당적을 버림으로써 1호 당원이 아닌 1호 국민임을 천명해야 한다”며 “‘국민 대통령’은 이 비정상적인 위기를 바로잡고 즉시 물러나는 ‘3년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참한 정치를 끝내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재편하는 개헌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차기 대통령은 “취임 즉시 거국내각을 구성해 경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쏟되, 정쟁과 완전히 분리시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윤 원장의 사과와 참회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모든 말씀을 온전히 따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는 순간 저는 당적을 내려놓겠다”며 “이미 약속드린 대로 임기 3년의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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