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광주 선수들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싶다" 알힐랄과 ACLE 8강 앞둔 이정효의 약속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한테는 꿈을 크게 만들어주자. 내가 좀 안내를 하자. 내가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서 우리 선수들이 잘 가꿔져 더 큰 무대에 나가서 좋은 대우를 받게 만들어주자."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재작년 9월 FC서울 원정을 앞두고 지도자를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광주는 서울을 꺾고 구단 역대 K리그1 최다 승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광주의 이야기는 축구팬들이 잘 아는 대로다. 광주는 2023시즌을 리그 3위로 마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자격을 획득했다. 그 다음 시즌에는 이순민, 티모, 아론, 엄지성(여름 이적) 등 핵심 자원 이탈과 여름 이적시장 영입 금지 징계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 리그 9위에 그쳤지만, ACLE에서는 승승장구하며 K리그 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올해에는 ACLE 16강에서 비셀고베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8강에 올랐고, 리그에서도 2위까지 오르는 등 물이 오른 모습이다.
이 감독은 광주 성공 신화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극대화시키고 전술적으로도 선수들을 잘 아울러 시너지를 낸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 감독의 훈련 세션을 칭찬한다. 축구를 배우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지이고,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아 완성도가 높다고 한다. 또한 선수 관리 측면에서도 선수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매만지는 건 물론 그 가족과 애인도 성심껏 대해 선수들에게 신뢰를 얻는다.
인터뷰 스킬 자체는 예전보다 많이 성숙해졌는데, 잘한 부분은 선수 덕으로 돌리고 못한 부분은 감독 탓으로 만드는 것만큼은 예전과 다름이 없었다. 19일 치른 서울과 경기 후에도 이러한 이 감독의 성향이 잘 드러났다. 이 감독은 승리에 대해 "오늘 우리 선수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었을 텐데 경기를 끝까지 승리로 가져온 부분이 자랑스럽고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후반 추가시간에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받은 김경민과 아사니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욕을 먹으면 된다. 내가 시켰다. 오늘 정말 이기고 싶어서 시켰다. 선수들은 그럴 생각이 없었을 거다. 내가 시켰기 때문에 나를 욕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제 광주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ACLE 8강에서 한 번 더 기적을 노래하고자 한다. 알힐랄은 주앙 칸셀루, 야신 부누,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유명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어서 현실적으로 승리하기는 어려운 팀이다. 그래도 광주는 홈구장에 내걸린 걸개처럼 자신들이 '불가능의 반대말'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미 ACLE 경험으로 선수들은 이전보다 성장했음을 느낀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박태준은 이 감독 지도 아래 리그 수위급 미드필더로 거듭난 인재다. 박태준은 "ACLE에서 일본팀과 경기를 하기 전에는 일본팀에 한국 미드필더가 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팀과 경기를 하면서 한국 미드필더들도, 우리 선수들도 일본에 갈 만하고 일본과 부딪혀볼 만하다 생각했다"라며 "선수들은 설렌다. 8강까지 올라갔다. 우리가 약했던 고베를 잡고 올라갔다. 알힐랄이 좋은 팀이지만 자신감을 갖고 후회없이 경기하려고 준비 중이다"라며 알힐랄과 경기도 배움의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CLE에서 9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을 하는 아사니는 "우리는 다가오는 경기에 압박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재미있게 해야 한다. 우리가 기적을 쓸지도 모른다. 알힐랄이 다 이길 거라 예상하지만 우리 축구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걸 많이 얘기했다"라며 "요코하마F.마리노스와 경기할 때도 다 질 거라 예상했는데 우리가 그 경기에서 퀄리티를 보여줬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러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2년부터 이 감독과 함께 광주에서 무수한 성장을 겪은 골키퍼 김경민은 "지금도 성장 중이다. 선수는 나이를 먹어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성장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좋은 축구를 하고 있고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하면서 K리그 다른 팀들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더 많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라며 "좋은 축구를 하니까 경기장에서 어떻게 하면 상대를 더 힘들게 할지 개개인 선수들도 연구를 한다. 경기 중에는 주위에서 여기 비었다, 여기 좋다 이런 얘기들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너무 즐겁고 또 배워간다"라며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주위 시선도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경기를 마치고 이 감독에게 2년 전 꿈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언급하며 이제는 선수들이 더 큰 꿈을 꾸게 됐냐고 물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생각은 많이 바꿔놨다. 선수들이 ACLE에 또 나가고 싶다고 한다. ACLE에 또 나가려면 이번에 우승해야 한다. 그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ACLE에서 일본팀, 조호르, 중국 팀과 부딪혀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선수들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싶다. 해외 진출이라는 선수들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라며 ACLE를 통해 선수들이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감독과 광주의 도전 그리고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매일 훈련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선수들도 성장한다. 경기를 보는 분들에게 언더독 광주에 영감을 얻고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싶다. 그런 발판을 마련해드리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팀을 만나도 그냥 하라고 한다. 용기 있게 도전해보고, 경험치가 쌓이면 성장할 거라 이야기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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