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오더라도 ‘이것’ 없으면 못사는 미국인들...나홀로 주가 ‘쑥’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5. 4. 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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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의 서막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경기 침체 국면이 되면 가계는 생존을 위해 일단 소비를 줄이죠.

그래도 미국인들은 ‘이것’ 없으면 단 하루도 못삽니다.

바로 코카콜라입니다. 필수소비재의 대장이죠. 올해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8% 하락하는 와중에도, 코카콜라의 주가는 16%가 올랐습니다.

시장이 혼란해도 탁월한 주가 방어력을 보이는 기업 코카콜라를 살펴보겠습니다.

시장 혼란 커졌지만...코카콜라 주가는 사상 최고치 경신
매장에 진열된 코카콜라.
코카콜라 주가는 관세 두려움이 커지는 와중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주당 73.55달러에 도달했고요. 이달 14일 기준으로 72.45달러에 육박해 다시 최고가에 근접했습니다.

코카콜라 주가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투자자들이 경기 방어적인 성격의 필수소비재 섹터, 그 중에서도 코카콜라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비자 물가가 상승해 소비를 줄이더라도 밥은 먹어야죠. 저렴한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찾아도, 콜라는 마셔줘야 하니까요.

코카콜라는 일단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1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106억 달러 언저리를 수월하게 넘어섰죠. 주당순이익도 55센트로 시장 예상 52센트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계속해서 견고한 이익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바로 ‘코카콜라 제로슈거’ 상품의 성공입니다. 탄산음료 시장이 계속해서 쪼그라드는 와중에 제로슈거 상품이 시장에 안착했죠.

코카콜라 제로슈거는 전 세계적으로 13%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향상을 주도했습니다.

탄산음료 시장은 견조한 성장중...코카콜라 제로슈거 ‘독주’
<자료=코카콜라>
건강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탄산음료 시장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과 달리 탄산음료 시장은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글로벌 탄산음료 시장은 497억 달러(약 72조원) 수준에서 2034년에는 70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4%로 꾸준히 확대되는 것입니다.

특히 기존 제품보다 설탐 함량이 낮거나 제로슈거 등 저칼로리의 기능성 음료의 선호도가 커지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서 바뀐 소비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로슈거 음료 시장은 올해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이 14.7%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잠깐 코카콜라의 사업구조를 좀 살펴보면, 우리가 아는 캔으로 된 코카콜라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원액 즉 시럽과 음료 베이스를 제조하고, 이 원액은 전 세계에 있는 라이선스 보틀링 파트너들에게 판매되는 형태입니다.

보틀링 파트너는 코카콜라로부터 구매한 원액을 현지에서 조달한 정제수, 탄산, 감미료와 혼합해 최종 음료를 생산합니다. 이후 음료를 병이나 캔에 담아 패키징하고, 이를 소매점, 자판기, 레스토랑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공급하는 형태죠.

코카콜라 제로슈거.
제로슈거도 마찬가집니다. 코카콜라는 제로슈거 성분의 핵심인 원액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고요.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포함해 제로 칼로리와 제로슈거 특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하죠.

즉, 코카콜라는 원액 제조에 집중해 전 세계의 독립적이고 지역화된 보틀링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최종 제품을 생산 및 유통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운영합니다.

이같은 구조는 코카콜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효율성과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맞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전 세계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달라서 국내에서는 코카콜라의 위상이 ‘펩시 제로 라임’에 완전히 밀려버렸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코카콜라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닥터페퍼.
이달 공개된 음료 업계 데이터 분석 전문지 베버리지 다이제스트 자료를 보면, 미국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는 판매량 기준 19.2%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고요. 닥터페퍼와 펩시콜라는 각각 8.3%를 기록하면서 코카콜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죠.

특히 닥터페퍼가 8.34%, 펩시가 8.31%로 근소한 차이로 닥터페퍼가 앞섰습니다. 펩시가 40년간 유지해온 2위 자리를 잃은 것이죠. 닥터페퍼는 독특한 23가지 맛의 조합과 오묘한 느낌의 대안 음료라는 정체성으로 Z세대의 ‘원픽‘ 음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Z세대의 음주 감소로 인해 미국의 증류주 산업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며 “가격도 저렴하고, 젊은 소비층의 수요에 따라 건강 음료를 출시하고 있는 청량음료 기업들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무려 63년 연속 배당금 인상...배당킹 기업 코카콜라
코카콜라는 1960년대부터 매년 배당금을 증가시키며, 현재까지 63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인상해 왔습니다.

5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한 배당킹이죠.

올해 기준 코카콜라의 연간 배당금은 주당 2.04달러로, 2024년의 1.94달러에서 약 5.2% 증가한 수치입니다. 연 3% 내외의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해왔고요. 현재 배당 수익률은 2.86%로 다른 고배당주와 비교했을 때도 경쟁력 있는 수준입니다.

트럼프 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흔들리는 와중에 주가 방어력도 좋은데, 배당까지 주고 있는 겁니다.

그럼 코카콜라에 관세 불확실성이 전혀 없느냐고 물으면 그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외국산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코카콜라는 캐나다에서 알루미늄을 수입해 캔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 같은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코카콜라에 미치는 관세 영향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라버리 애널리스트는 “포장재가 전체 비용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컴퍼니 CEO는 “알루미늄 캔 가격이 상승할 경우 페트병 사용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탄탄한 소비층을 바탕으로 생산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한 소비자층을 지닌 브랜드 파워가 있다는 점에서 제조 단에서의 원가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코카콜라의 장기 전망은 밝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나타나야 하는데, 신흥국에서 비만과 당뇨병 등 건강 문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슈거 제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와 브라질에서는 이미 코카콜라 제로슈거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카콜라 없으면 단 하루도 못사는 현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들쭉날쭉한 요즘 같은 때 필수소비재 기업 코카콜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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