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선발승' 한화, '독수리 5형제'의 비상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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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선발투수 엄상백 선수(자료사진). |
ⓒ 연합뉴스 |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14안타를 터트리며 12-4 대승을 거뒀다.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승리를 챙긴 한화는 이날 각각 키움과 롯데 자이언츠에게 패한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12승 11패).
한화는 1회 1사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채은성이 결승타와 함께 4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을 폭발하며 한화의 5연승을 이끌었다. 이도윤은 3안타 4타점 1득점, 노시환도 4회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연승은 즐거운 일이지만 한화의 이번 5연승은 김경문 감독과 팬들에게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5연승 기간 동안 한화가 자랑하는 5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승리를 챙겼기 때문이다.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한화 선발진
한화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3년 동안 활약했던 코디 폰세를 영입했다. 지난해 고 일시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해 16경기에서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라이언 와이스와 재계약했다. 여기에 작년 156.2이닝을 던지며 13승을 기록했던 검증된 사이드암 선발 엄상백을 4년 총액 78억 원에 영입하면서 선발진을 보강했다. 단숨에 한화 선발진이 리그 정상급으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한화 선발진에는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지는 뛰어난 구위의 우완 외국인 원투펀치가 있고 설명이 필요 없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있다. 2023년 신인왕 문동주는 지난해에 성장통을 겪었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선발 투수다. 여기에 선발진의 다양성을 더해줄 엄상백까지 가세하면서 한화는 올 시즌 난공불락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각 투수마다 개막 후 3~4경기씩 마운드에 오른 한화 선발진은 시즌 전에 기대했던 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폰세는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3.60으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상대 타자를 완전히 압도한다고 평가하긴 힘들었다. 류현진도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4번의 등판 만에 시즌 첫 승리를 거둬 여전히 '불운한 에이스'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지난해 일시대체 외국인 선수에서 정식 계약, 재계약 성공이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썼던 와이스도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1승 1패 방어율 5.4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5선발 자리에서 많은 승 수를 챙길 것으로 기대했던 문동주 역시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방어율 5.73에 머물렀다. 3경기에 등판해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3패를 당한 엄상백의 부진도 실망스러웠다.
한화가 지난 12일까지 7승 11패로 두산 베어스,키움과 함께 공동 7위에 그치자 야구팬들은 리그 최고 수준이라 했던 한화 선발진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시즌 개막 후 꾸준하게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원투펀치' 폰세와 류현진 정도를 제외하면 3선발 이후로는 명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한화 선발 투수들은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되돌리는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2007년 이어 '18년 만에' 5연속 선발승
5연속 선발승의 포문을 연 선수는 독수리 5형제의 '막내'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13일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6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키움 타선을 3피안타 6탈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물론 맞대결을 펼친 키움의 선발 투수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조영건(1.1이닝 2실점)이라 부담은 다소 적었지만 너무 늦기 전에 나온 문동주의 시즌 첫 승은 한화에게도 의미 있었다.
인천으로 자리를 옮긴 한화는 SSG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도 '선발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15일 SSG의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과 투수전을 벌인 폰세는 7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3승째를 따냈다. 16일에는 와이스가 171승 투수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6이닝 7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 머신'의 위용을 과시했다.
17일 SS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었다. 시즌 첫 등판을 갖는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와 맞대결을 벌인 류현진은 5.1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아웃카운트 2개가 부족해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놓쳤지만 조동욱과 정우주,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평균나이 19.3세의 젊은 필승조가 리드를 지키면서 시즌 2승과 함께 한화의 첫 시리즈 스윕을 이끌었다.
5연속 선발승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올 시즌 3경기에서 3패만 기록했던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18일 NC와의 홈경기에서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가 5회 3점을 내주며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1회에만 5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드는 등 NC선발 로건 앨런을 2이닝 만에 강판 시키면서 12-4 대승으로 엄상백의 시즌 첫 승을 도왔다.
한화는 2007년 이후 무려 18년 만에 5경기 연속 선발승이라는 뜻 깊은 기록을 만들었다. 2007년 당시에는 '소년 가장' 류현진이 2승 이상을 따냈었지만 이번엔 5명의 선발 투수가 골고루 1승씩 챙겼기 때문에 18년 전보다 더욱 의미 있었다.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 속에 5경기 연속 선발승을 기록한 한화 선발진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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