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발음 교정, 게임같은 수학…장·단점 명확한 AI교과서

구미현 기자 2025. 4. 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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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T 연구학교 울산 이화중 수업 공개행사
책상엔 종이책 교과서 대신 태블릿이 차지
학생들 "더 집중"…교사들 "장·단점 극명해"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18일 오전 울산 이화중학교 1학년 1반 교실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로 영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화중은 2023년부터 2년간 디지털 교육 선도학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디지털 교수 학습 연구학교로 선정됐다. 2025.04.18. 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활용 수업 나눔 행사가 열린 18일 오전 울산 북구 이화중학교 3층 1학년 1반 교실. 학생들은 수업 시작 종이 울리자 교과서 대신 태블릿이 놓인 책상에 앉았다. 일렬 형태가 아닌 4~5명씩 모둠을 지어 둘러앉아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태블릿을 손가락 또는 전용펜으로 하나 하나 눌렀다.

이날 수업 주제는 '플레이 앤드 리브 웰(play and live well)'. 정지영 교사가 태블릿 화면으로 주제 화면을 띄운 뒤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왔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하우 오픈 두유(how often do you…)?'라고 적힌 A4 용지를 학생 수준별로 한장씩 나눠줬다. 평범했던 수업은 학생들이 태블릿을 터치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진행되자 태블릿 화면에 집중했다. 졸거나 딴 짓 하는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문장을 따라 읽자"는 교사의 말에 학생들은 하나 둘씩 이어폰을 끼고 영어 문장을 따라했다. 아이들의 발음은 평가로 바로 나타났다. 교사는 교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학생들의 수업을 개인 지도하기도 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18일 오전 울산 이화중학교 3층 한 교실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로 수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화중은 2023년부터 2년간 디지털 교육 선도학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디지털 교수 학습 연구학교로 선정됐다. 2025.04.18. gorgeouskoo@newsis.com

같은 층 수학실에서는 1학년 5반 학생들이 AIDT로 '정수와 유리수'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양혜정 교사가 정수와 유리수의 혼합계산에 대해 설명한 뒤 학생들에게 문제를 냈다.

풀이과정을 태블릿에 입력하라고 하자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문제 풀이를 해 나갔다. 양 교사는 일정한 시간을 준 뒤 태블릿으로 학생들의 풀이과정을 하나씩 확인했다. 풀이과정이 입력되지 않은 학생의 이름을 호명하기도 했다.

문제도 발생했다. 원활하게 진행되던 수업이 시작 20분만에 접속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는 "코드가 바뀌면서 접속이 안되고 있다"며 "URL(인터넷 주소) 주소를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다.

재접속도 원활하지 않았다. 접속이 어려운 친구들은 옆 친구들의 태블릿으로 함께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5~6분 지체됐다. 양 교사는 느슨해진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수업을 재개했다.

수업에 일부 제약이 있었지만 이날 영어·수학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AIDT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1학년 1반 김재은 학생은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할땐 선생님 말씀을 놓치면 안되니까 더 집중하게 된다"며 "또 필기구 없이 태블릿만 있으면 돼 간편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학생은 "로그인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가끔 정답을 오답으로 채점되는 때가 있는데 그런 오류는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수업 공개 행사를 연 이화중은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디지털 교육 선도학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디지털 교수 학습 연구학교로 선정됐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교수 학습 모형 개발, 디지털 과의존 예방, 문해력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수업 공개 후에는 이날 수업에 참여했던 이화중 교사와 천창수 교육감, 한상철 교육국장 등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들과 함께 수업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했다.

교사들은 저마다 수업 경험을 토대로 AIDT 장단점을 피력했다.

양 교사는 "수업 중 학생들의 학습 진행 사항은 빠르게 확인이 된다. 평가 결과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별적인 피드백을 주기는 좋다. 반면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하면 확실히 교사의 비중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며 "제가 강의를 하는게 아니라 AI가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티칭 보다 코칭의 역할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르치는 교사인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조수의 역할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18일 오전 울산 이화중학교 3층 한 교실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로 교사가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화중은 2023년부터 2년간 디지털 교육 선도학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디지털 교수 학습 연구학교로 선정됐다. 2025.04.18. gorgeouskoo@newsis.com

천창수 교육감은 "수업을 참관해보니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장점들이 많이 보였다"며 "반면 아쉬운 점은 문해력 보완에 있어서 특별한 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육감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업 사례들을 공유하고 장점을 확대해 활용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 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I 교과서는 교육부가 '개인 맞춤 교육'을 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다. 올해부터 전국 초중고에 도입됐다. 초3·4는 영어·수학에서, 중1과 고1은 영어·수학·정보 과목에서 AI 교과서를 활용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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