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음탕한 공주를 물리친 왕자, 붉은색 축제를 열었다.
먼 옛날 네팔의 도시 박타푸르(Bhaktapur) 지역의 한 나라에 음탕한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자 없이는 단 하루도 잠들지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라에 농사 지을 남자들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주와 잠자리를 가진 남자들은 다음 날 모두 시체로 발견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옆 나라 왕자가 공주와 잠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왕자는 잠을 자지 않았고 마침내 공주 몸에서 나오는 뱀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비스킷 자트라 축제(Bisket Jatra festival)’의 시작입니다. 비스킷은 ‘세계의 깃발’이라는 뜻과 함께 네와리어로 ‘뱀을 죽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5일(현지 시각) 에베레스트에 둘러싸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신년 축제 ‘비스킷 자트라’가 열리고 있습니다. 네팔의 신년은 우리 달력으로 하면 4월 중순경입니다. 축제에 참가한 남자의 얼굴에 사람들이 신두르(Sindoor)를 칠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가루가 눈에 들어갈까 겁나는지 눈을 질끈 감고 있습니다. 향신료인 심황과 석회가루를 썩어 붉은색 가루로 만듭니다. 이곳에서 붉은색은 신성한 색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축제 동안 사람들은 신두르를 서로에게 던지거나 얼굴에 발라 신성한 축복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네팔을 ‘산의 나라’나 ‘신의 나라’라고 하지만 ‘축제의 나라’로 부르기도 합니다. 네팔이 축제가 많은 것은 소수 민족마다 문화와 풍습이 다르고 농업 국가였기 때문입니다. 네팔에서는 우리의 ‘품앗이’와 ‘두레’ 등과 같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신과의 연결을 상징하며, 지역 사회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날렵해진 모습으로 유로 바스켓 나선 슬로베니아의 돈치치, 폴란드전 34점 넣고도 팀 패배 못 막
- 이정후, MLB 첫 끝내기 안타… 샌프란시스코 5연승 견인
- “속옷까지 벗으라더라”… 황보, 이스라엘 국경서 끌려간 사연
- 트럼프의 ‘해고 본색’? 잇단 정부 고위직 해임 논란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한덕수 86억원‧이원모 433억원
- [Minute to Read] HD Hyundai Heavy, Mipo to merge in push for defense expansion
- [더 한장] 늦더위 속 피어나는 가을
- 10집 중 1집이 포도 농사,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가 나는 곳
- 65세 이상 절세 끝난다, 1000만원 벌면 162만원 세금 내야
- 부쩍 침침해진 ‘눈 건강’ 루테인, 3개월 분 1만원대 특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