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해고 본색’? 잇단 정부 고위직 해임 논란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5. 8. 2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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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국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앞에서 CDC 직원들과 지지자들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해임되거나 자진해 사표를 낸 CDC 관계자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전 모나레즈 국장을 취임 한 달 만에 전격 해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백신 부정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나레즈 국장에게 백신 반대 입장 수용을 요구했으나 모나레즈는 “불법적이며 과학을 거스르는 지시는 따를 수 없다”며 맞섰고, 결국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모나레즈가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해임 사실을 확인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모나레즈 국장의 해임은 CDC 내 집단 사퇴 사태로 이어졌다. 여러 명의 핵심 보건 담당자들이 동반 사퇴했고, 직원들은 애틀랜타 본부 앞에서 이들을 기리는 집회를 열었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터무니없는 해임”이라고 비판하며 청문회를 요구했고, 민주당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은 “모나레즈 국장은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공중보건을 파괴하려는 개인적 의제에 맞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상원 보건위원회 빌 캐시디 위원장은 “CDC 고위 간부들의 집단 퇴진은 의회 차원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모나레즈 국장 측 변호인단은 “이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공중보건 제도의 조직적 해체와 과학의 정치화”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CDC 사태에 앞서 트럼프는 지난 25일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에 대한 전격 해임을 통보하며 또 다른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한 것은 112년 연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쿡 이사가 부동산 대출 사기에 연루됐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쿡 이사는 “주거용 대출로 밝힌 부동산을 임대로 내놓은 행위가 문제된 것일 뿐이며, 불법·기소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쿡 이사는 28일 곧바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연준 이사 해임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한데, 정책 의견 차이는 사유가 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조작된 혐의로 반대 인사를 제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해임 과정에서 사전 통지와 소명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해임의 적법성은 결국 보수 6 대 진보 3 구도의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견습생)’에서의 유행어 “당신 해고야!(YOU’RE FIRED)”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연이은 정부 고위직 해임 사태는 이를 현실 정치에 투영한 듯한 양상이라는 평가다. CDC 국장과 핵심 과학자들, 그리고 전례 없는 연준 이사 해임 통보까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공공 보건과 금융 시스템의 독립성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전직 공중보건 지도자는 미 언론에 “국가의 안전과 건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했고, 연준 법률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자의적 인사권 행사가 제도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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