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세운' 부천FC, 간절한 꿈 이룬 4월의 어느날[현장 메모]

김성수 기자 2025. 4.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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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FC의 사상 첫 제주SK전 승리가 이날 만들어졌다.

이날 맞붙은 부천과 제주 사이에는 깊은 앙금이 있다.

원래 부천을 연고지로 하던 SK 축구단이 2006년 부천을 떠나 제주로 연고지 이전을 했기 때문.

마침내 경기장에서 제주를 마주하게 된 부천 팬들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린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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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부천FC의 사상 첫 제주SK전 승리가 이날 만들어졌다. 부천 팬들에게 잊지 못할 날로 역사에 기록됐다.

부천은 16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기며 16강에 진출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코리아컵은 아마추어와 프로를 망라해 최고의 팀을 가리는 무대다. 우승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대항전 출전권을 얻는다.

이날 맞붙은 부천과 제주 사이에는 깊은 앙금이 있다. 원래 부천을 연고지로 하던 SK 축구단이 2006년 부천을 떠나 제주로 연고지 이전을 했기 때문. 당시 부천을 떠나는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고 그 앙금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이후 부천에는 시민축구단인 부천FC가 생겨났다. K리그2까지 참가했지만 줄곧 K리그1에 제주가 있었기에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가 2020시즌 K리그2로 강등되면서 같은 무대에서 만나게 됐고 드디어 두 팀 간의 사상 첫 대결이 열렸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일방적이었다. 제주는 2020시즌 K리그2 소속 당시 부천과 3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두 차례 원정경기에서 모두 이겼다(2020-05-26 1-0 승, 2020-09-19 2-0 승). 부천 입장에서는 한스러운 결과였다.

단, 두 팀이 관중 앞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2020년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코리아컵에서도 처음으로 조우했다. 마침내 경기장에서 제주를 마주하게 된 부천 팬들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린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부천FC

부천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리그 경기 때보다 더 우렁찬 목소리, 더 활발한 깃발 응원으로 선수단을 맞이했다. 이어서 킥오프와 함께 펼친 걸개의 메시지는 ''우리는 남았고 부천은 살아남았다"였다. 응원하던 팀이 다른 곳으로 떠났지만, 남아 있던 팬들이 지금의 부천FC를 만들었다는 의미. 이후에는 "연고 이전 반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전에도 득점이 터지지 않아 연장전으로 가는 듯했던 순간 부천에게 천금 같은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40분 부천 바사니가 제주 박스 안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왼발로 낮게 때린 슈팅을 안찬기 골키퍼가 잡았다가 놓쳤다. 이를 부천 이의형이 오른발로 밀어넣은 것이 골키퍼 다리 사이를 지나 골라인을 넘으며 부천의 결승골이 됐다. 부천은 이 골로 반드시 이겨야 했던 제주와의 대결에서 네 번 만에 승리하며 환호와 함께 코리아컵 16강으로 향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부천 팬들은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함성을 터뜨리며 감격적인 승리를 만끽했다.

부천이 간절한 소망 하나를 이룬 날이었다.

ⓒ부천FC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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