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 2차병원 지원 구체화…중환자실 수가 1일 3만∼15만원 가산(종합)

의개특위 공청회…내원 24시간 이내 응급수술엔 가산된 수가 지급
복지차관 "의료개혁 구체화 필요하면 의료계와 논의…시작한 과제는 착실히 이행"

2차 병원 응급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정부가 지난달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발표한 포괄 2차 종합병원 육성안의 구체적 평가·지원안을 공개했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따져 중환자실 입원 수가를 정액으로 더해주고 내원 24시간 이내 응급수술에는 가산 수가를 지급한다. 성과지표에는 지역 내 응급환자 수용 실적 외에도 중증화 보정 사망비 등이 시범지표로 들어갔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와 보건복지부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공청회를 열고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내놓으며 지역 대부분의 의료 수요를 충족할 포괄적 역량을 갖추고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종합병원(포괄 2차 종합병원)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3년간 2조원을 중환자실 수가 인상·응급의료행위와 응급 대기에 대한 보상 강화·성과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환자실 수가는 기관별 적정성 평가 결과와 연동돼 입원 1일당 정액으로 가산 지급된다. 적정성 평가 1·2등급은 15만원, 3등급은 9만원, 4등급은 3만원으로 차등 지급한다.

또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후 24시간 이내 행해지는 응급수술 수가는 지역응급의료센터 기준 150% 가산한다. 권역·전문·권역외상센터는 50% 가산된다.

이 외에 포괄 2차병원의 24시간 진료를 위해 의료진 당직·대기 비용에 연간 총 2천억원이 지원된다.

총지원금의 30%가량은 병원의 기능혁신 성과 평가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다.

포괄 2차병원의 성과지표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질병군(DRG-A)보다 중증도 등이 덜한 일반진료질병군(DRG-B) 진료 여부, 응급환자 수용률 등을 따진 필수기여도, 진료 협동 성과, 중증화 보정 사망비(급성기 입원환자의 중증도를 보정한 기대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수치), 급여 중심 진료 여부 등이 들어간다.

의료 수요·공급이 취약한 지역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지역수가'는 포괄 2차 이상 의료기관 접근성이 취약한 진료권 등에 응급 사망비를 고려해 설정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16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이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5.4.16. fat@yna.co.kr

이날 공청회에서는 포괄 2차병원의 적정 진료군 기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김태완 인천사랑병원장은 "DRG 구분 자체가 애매하다. B군에도 중증이 상당히 있고 심근경색 처치는 A·B군에 들어가 있다"며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은 상급종합병원이든 2차병원이든 적절한 치료를 빨리하는 게 좋기 때문에, 한쪽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라매병원 소속의 한 참석자는 "A군 중 비용·제도적 문제로 2차 공공병원에서 최종치료를 원하는 취약계층이 있다"며 성과평가 방안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유정민 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은 "포괄 2차병원의 규모나 환자가 상이할 수 있어 일단 중등도 환자를 보는 병원이라고 기능을 두되 A+B군과 B+C군으로 나누는 등 정교화하겠다. 환자군 변화로 역량이 약화되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비급여 진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2차병원 중 추가 비급여 검사 등을 많이 하는 곳이 있는데, 총액 등 관리 방안이 명확해야 '급여 중심 진료'라는 의도대로 제도가 정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신의료기술 등의 비급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이에 유정민 과장은 "일률적으로 접근하지 않겠다"며 "치료에 불가피한 비급여는 억지로 (제한)하지 않고, 유형별로 달리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개혁 과제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료개혁 시작 이후 중증 중심 진료역량 회복 등 현장에서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는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해 추진 방안을 마련하고 이미 집행을 시작한 과제는 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은 다음 달부터 사업 대상을 선정한다. 7월에는 본격 지원에 돌입해 내년부터 성과평가를 실시한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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