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일으키는 ‘침묵의 병’ 고혈압…젊은 환자도 증가세

오광수 선임기자 2025. 4. 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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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뚜렷한 증상 없는 고혈압

- 합병증 발병 후에야 발견 많아
- 가족력 비만 고령 등 고위험군

- 언어장애 두통 등 뇌출혈 증상
- 간과 말고 즉시 병원 찾아야

30대 남성 A 씨는 과체중에 평소 흡연과 음주를 자주 하며,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다. 그는 2년 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확인됐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는 데다 아직 젊다는 생각에 이를 가볍게 여겨왔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구토까지 동반되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내원 당시 A 씨의 의식이 혼미했으며 왼쪽 신경학적 마비 증상을 보였다. CT 검사 결과 고혈압성 뇌출혈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혈압 강하제를 투여하고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 출혈 부위에 대한 색전술을 시행했다. 이 같은 예는 최근 고혈압 환자의 급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 과장(신경외과)의 도움말로 고혈압성 뇌출혈 등에 관해 알아본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신경외과) 과장이 평소 고혈압을 관리하는 방법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 뇌출혈은 응급상황, 즉시 119 ‘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는 2019년 654만2792명에서 2023년 746만6596명으로 14.1% 증가했다. 2023년 기준으로 고혈압 환자는 고령층에서 비교적 높지만, 최근 5년간 20대(27.9%↑), 30대(19.1%↑), 40대(14.6%↑)에서도 증가세를 보인다.


고혈압은 뇌출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속적인 고혈압은 과도한 압력을 가해 혈관벽을 두껍고 경직되게 만들며, 이는 혈관이 유연하게 반응할 수 없게 하고 점차 약해지거나 변형되게 한다.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결국, 혈관이 파열돼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뇌출혈은 뇌실 또는 뇌실질 내에 발생하는 출혈로, 원인이 고혈압이라면 고혈압성 뇌출혈로 분류한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주로 뇌의 깊은 부위인 소뇌 기저핵 뇌간에서 발생하며, 출혈 위치와 양에 따라 해당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뇌는 균형, 운동 조정, 계획을 담당하는 부위다. 이곳에서 출혈이 생기면 급작스러운 두통이 새기고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거나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며 어지러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손이나 발을 정확하게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발음이 불분명해지기도 한다.

기저핵은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부위다. 이곳에 출혈이 발생하면 팔과 다리 운동 기능이 저하되거나 근육 제어가 어려워져 신체 한쪽에서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시각장애, 발음장애, 언어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뇌간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다. 출혈이 생기면 두통, 호흡곤란, 갑작스러운 구토, 혼수, 심장박동 이상,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뇌간에서 발생한 출혈은 생명에 위협적인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뇌출혈은 두통, 구토, 의식변화, 반신마비, 어지러움, 언어장애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며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 평소 고혈압 꾸준하게 관리해야

뇌출혈은 진단에 따라 약물, 수술, 재활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치료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고혈압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 과장은 “뇌출혈은 초기 치료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혈압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서야 알게 되는 예가 많다. 평소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60대 이상, 가족력,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신장 질환자는 고혈압 고위험군이므로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술과 담배를 끊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양질의 영양소를 섭취하려 노력해야 한다. 본인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이 진행된 경우 가정에서 혈압을 자주 측정해 혈압 변화를 추적하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혈압 목표와 치료 계획을 설정하며 처방에 따라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고혈압 조절뿐만 아니라 뇌혈관 심혈관 신장 질환 등 합병증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않도록 한다.

하루 5g 이하의 염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통곡물 채소 과일 불포화지방산 칼륨 섭취에 신경 쓰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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