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카메라 시대'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콘텐츠 제작 가능 [2025 NAB SHOW ①]

이윤석 기자 2025. 4. 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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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미디어 박람회에 등장한 다양한 AI 카메라 기술 눈길
최소 비용 스포츠 중계 시스템과 로봇 결합 카메라 기술도 관심 집중
〈미국방송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 미디어 박람회 '2025 NAB SHOW'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습니다. 박람회엔 전 세계 110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5만5000명이 방문했습니다. JTBC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방송사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는 거 아닌가요?"

캐논(Canon) 부스 방송 스튜디오 시스템을 보자마자 직원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튜디오엔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PTZ카메라(좌우·상하·줌 등 원격 조정이 가능한 카메라) 3대가 이들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1대는 전체를 잡는 이른바 '풀샷', 2대는 남녀 각각 '클로즈업' 상태였습니다. 두 사람 움직임에 맞춰 카메라는 자동으로 작동했습니다.

캐논 부스 방송 스튜디오 시스템. 캐논은 '1명이 여러 대의 카메라를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종 송출 화면에선 대형 카메라로 촬영한 수준의 4K급 고화질 영상이 나타났습니다. 방송을 관리하는 사람은 1명. 보통 카메라 1대당 카메라맨 1명이 필요합니다. 조명 등 다른 요소들을 담당하는 인원도 여럿 있어야 합니다. 2명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라면, 적어도 2~3명이 필요해 보였는데, 단 1명이 모든 걸 관리했습니다.

캐논은 '1명이 여러 대의 카메라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란 홍보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소형 카메라도 화질이 크게 좋아졌고, 무엇보다 사람의 눈이나 몸짓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이른바 'AI 트래킹' 기술 발전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마에다 고헤이 캐논 매니저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방송사에서 카메라 오퍼레이터들이 하루에 3~4개 프로그램을 연달아 찍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시스템은 그런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인원으로 프로그램을 동시에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도 했습니다.

움직이는 특정 인물 실시간 모자이크 기술 등장

파나소닉(Panasonic) 역시 비슷한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파나소닉 부스 방송 스튜디오엔 모델 1명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자동으로 모델의 움직임을 추적해 영상을 촬영한 다음 송출하고 있었습니다. 캐논과 마찬가지로 카메라 뒤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파나소닉 부스 방송 스튜디오 역시 AI를 활용해 작동 중이었다. 움직이는 모델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모자이크 처리하는 기술이 특히 돋보였다.
마이클 베르제론 파나소닉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쉽게 말해 앞으로는 카메라맨이 감독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전엔 감독이 헤드셋으로 카메라맨에게 '저 사람 클로즈업' 혹은 '두 사람 같이 잡아'라고 계속 지시해야 했는데, 이젠 이 장비로 혼자서 다양한 작업을 쉽게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나소닉은 자동으로 특정 인물만 선택해 모자이크(흐리게 만드는 것) 처리하는 기능도 선보였습니다. 기존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자이크를 하려면 인물 움직임에 맞춰 하나하나 수작업을 해야 합니다. 생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특정 부분만 모자이크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파나소닉은 움직이는 모델의 얼굴만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잡아내 모자이크 처리해 보여줬습니다.

마이클 베르제론 파나소닉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스튜디오 뒤쪽에 자리한 작은 컴퓨터를 가리켰습니다. 그는 "이 안에 엔비디아 고성능 GPU(그래픽카드)가 있다"면서 "다양한 기능에 GPU가 활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 시장 노리는 AI 카메라 시스템

AI를 접목한 최신 특수 카메라로 스포츠 중계 콘텐츠 시장을 노리는 기업도 눈에 띄었습니다. 비스링크(VISLINK)는 최소 규모 카메라로 웬만한 대형 스포츠 경기를 모두 중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여러 개의 렌즈가 달린 특수 카메라와, 고성능 PTZ카메라 조합 방식입니다.

비스링크가 선보인 AI 기반 스포츠 중계 시스템. 기존 중계 시스템 대비 비용 절감에 집중했다.
실제 스포츠 경기 촬영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기존 스포츠 중계 방송 시스템에 비교할만한 결과물은 아니었지만,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없어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의 장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예룬 데이크하위젠 비스링크 기술 담당자는 "이전엔 중계 카메라가 스포츠 경기 때 추적 대상자를 놓치면 다시 전체를 봐야 했는데(줌 아웃을 해서 해당 선수가 어딨는지 봐야 한다는 뜻), 이 시스템은 전체를 보는 오버뷰 카메라가 대상자가 어디 있는지 계속 보고, PTZ카메라가 고화질 광학 20배줌으로 정확히 촬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봇 카메라가 박람회장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해 눈길

박람회 현장 곳곳엔 로봇 카메라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무거운 대형 카메라가 자동으로 부드럽게 움직였습니다. 로봇 개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람회장을 돌아다니며 촬영 중인 로봇. 앞 부분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
기존 스포츠 중계용 고성능 카메라에 짐벌카가 합쳐진 장비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동시에 높낮이 조절과 회전 등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탁월한 짐벌 기능으로 흔들림이 적었습니다.

스포츠 중계용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짐벌카의 모습. 빠르게 움직이는 동시에 높낮이 조절과 회전 등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AI를 활용해 저화질 스포츠 중계 화면을 실시간으로 고화질 HDR 화면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 : 김동준 영상편집기자)
(제작지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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