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날 혼자 남은 첫째딸…이웃 따라 나갔다가 42년 [잃어버린 가족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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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잃어버린 게 전부에요. 찾을 방법이 없겠습니까." 유보화씨는 사라진 첫째 딸 최정아씨(현재 나이 45세)를 죽기 전에 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 인근을 샅샅이 뒤져도 정아씨를 찾지 못해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 세월은 벌써 42년이 흘렀다.
앞집 부부싸움 소리에 같이 살던 이웃 두 명이 대문 밖을 나섰고, 만 2세였던 정아씨는 이들을 따라 나갔다.
정아씨가 입양을 간다면 연락이 올 거라는 경찰관의 말을 믿은 것도 후회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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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들고 보육원·고아원 찾아다녀
"입양 간다면 연락 올 것" 경찰 말 믿어
"유전자 등록 의무였으면"
[파이낸셜뉴스] "집 앞에서 잃어버린 게 전부에요. 찾을 방법이 없겠습니까."
유보화씨는 사라진 첫째 딸 최정아씨(현재 나이 45세)를 죽기 전에 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 인근을 샅샅이 뒤져도 정아씨를 찾지 못해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 세월은 벌써 42년이 흘렀다.
정아씨가 없어진 것은 1983년 9월 1일, 대구 비산동 달성공원 뒤 주택가에서다. 앞집 부부싸움 소리에 같이 살던 이웃 두 명이 대문 밖을 나섰고, 만 2세였던 정아씨는 이들을 따라 나갔다. 유씨는 옥상으로 올라가 정아씨를 향해 "얼른 들어오라"고 소리쳤다. 마루 끝에서 떨어지려고 하는 두 살 터울의 정아씨 동생을 본 유씨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갓난아기를 돌보던 유씨는 30여분이 지나 정아씨를 찾았지만 아이는 없었다. 같이 살던 이웃들은 정아씨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정아씨는 그날 유일하게 동네에 남아 있던 아이였다. 하필 학교 개학 날이라 자주 어울리던 아이들도 없었다. 유씨는 정아씨를 찾지 못하자 곧장 파출소와 동사무소로 달려갔다. 다음날 정아씨 실종을 신고한 경찰서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주변을 물색해 봐도 실종 당일 아이의 행방을 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유씨는 정아씨를 찾기 위해 대구 시내 보육원부터 돌아다녔다. 영유아가 주로 맡겨지는 보육원에서 소득을 얻지 못한 이후에는 영유아기를 지난 아이들이 가는 고아원도 모두 찾아갔다. 대구 시내를 넘어 대구 인근까지 범위를 넓혔다. 아이 사진을 들고 다니며 일일이 연락처를 남겼다. 수년간 고아원 등을 뒤지고 경찰서에도 계속 연락해 봤지만 정아씨 소식은 오지 않았다. 전국 경찰서와 버스터미널 등에 붙은 미아찾기 포스터도 소용이 없었다. 잠깐 방송을 탔던 실종아동 사연에 대한 관심은 이산가족 찾기가 시작되면서 사그라들었다.
정아씨가 입양을 간다면 연락이 올 거라는 경찰관의 말을 믿은 것도 후회로 남았다. 당시 경찰은 입양을 가는 아이들이 경찰에 모두 등록이 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씨는 입양 간 아이들이 뒤늦게 부모를 만나는 사연을 접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2019년 유전자(DNA) 등록을 하면서 40여년 전 신고한 기록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자 허탈함은 더욱 커졌다.
그는 "해외 입양을 가면 분명히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신고를 해놨으니까 소식이 들어오면 연락 주겠다는 것 말고 경찰에서 해준 말이 없다"며 "청소년과에서 평생 기록이 남는다고 확인했었다. 경찰 말만 너무 믿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아씨는 누구보다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고 한다. 이웃집에도 잘 안가고 낯선 곳도 싫어했다. 별난 아이와는 거리가 멀어 혼자 행방불명될 리는 없다고 유씨는 설명했다. 그는 "고아원에서 돌보다가 중간에 아이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정아를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했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양을 갔다면 본인이 DNA 등록을 해야 하지 않냐"며 "강제로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를 찾고 싶어 억장이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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