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증가율 1위…인천시 비결은 정책의지와 일머리"

허정연 2025. 4. 1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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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인천광역시 중앙협력본부에서 중앙SUNDAY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 시장은 이날 오전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유 시장은 이 자리에서 “75년 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낸 역사의 현장에 비장한 각오로 섰다”며 “이제 제2의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짓과 위선, 선동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는 정치를 끝내고 진실과 정의, 자유가 넘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인천 태생인 유 시장은 김포군수와 인천 서구청장, 민선 김포시장을 맡은 데 이어 김포에서 17~19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농림수산부·안전행정부 장관과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비서실장, 민선 6기 인천시장 등 당정 주요 보직도 두루 거친 뒤 2022년 인천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유 시장을 출마 선언한 지난 9일 오후 여의도에서 만났다.

Q : 누구 못지않게 화려한 이력을 쌓았는데 스스로를 ‘뜻밖의 승부사’로 부른 까닭은.
A : “60일 내 대선을 치러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다. 시간에 쫓겨 후보의 경쟁력을 제대로 판별하지 않은 채 인지도에만 편승해 경선을 치르면 자칫 부실 선거가 될 우려가 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뜻밖의 후보, 그러면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바로 나라는 생각에 그런 타이틀을 붙였다.”

Q : 당내 경선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A : “탄핵 정국에서 당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분열된 게 매우 안타깝다. 이젠 내전을 종식하고 내부 통합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이뤄야 할 때다. 후보가 많아지니 정작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내부 경쟁에 앞서 상대 후보가 누군지 명확히 봐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후보여야 국정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선거는 최적의 후보를 ‘선택’하는 건데 배제의 논리가 작용해서야 되겠나.”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일 인천 자유공원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시장은 그러면서 “결국엔 ‘진실 찾기’ 대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귀에 솔깃한 공약은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내세울 수 있지만 후보 본인의 도덕성과 철학, 정치 경험과 성과는 결코 빌릴 수 없다. 화려한 언변 대신에 후보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그 진실을 꿰뚫는 게 이번 경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통계청 집계 결과 인천시는 2023년 실질 경제성장률 4.8%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1.4%)을 한참 웃돌면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인천의 주민등록인구도 303만1361명으로 올 1분기에만 1만 명 이상 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출생아 증가율 역시 11.6%로 전국 1위였다. 전국 평균(3.6%)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이 같은 정책 성과에 대해 유 시장은 “인천형 저출생 정책의 핵심은 시민들의 체감지수를 높인 것”이라며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골자로 한 저출산 6종 세트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녀를 낳고 양육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추진에 들어간 예산은 700억원가량으로 인천시 1년 예산(15조원)의 0.5%도 안 된다”며 “중요한 건 정책 의지와 일머리”라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이런 시정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그는 “인천에서의 압축된 노하우를 대한민국 전체로 확장해 보이겠다”며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를 만드는 개혁 대통령,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 대통령, 1987년 헌법 체제를 끝내는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 강력한 개헌 추진 의지를 보였는데.
A : “현행 헌법은 1987년 체제의 유산으로 국민주권 시대를 열기엔 한계가 있다. 대통령·중앙정부·국회가 가진 과도한 권한을 지방과 국민에 돌려주며 분권화해야 한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양원제로 개편해 단일 정당이 일방적인 의석을 갖는 걸 막아야 한다. ‘공천=당선’ 공식은 국민의 선택권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구든 대통령이 되면 권력을 내려놓기 어려운 만큼 권력 공백기인 지금이야말로 개헌의 적기라고 본다.”

Q : 올 초만 해도 대망론에 대해 말을 아꼈다.
A : “지난 수개월간 극심한 정치적 대립과 혼란을 겪었다. 국민께 고통만 주는 정치판을 뒤집어 통합의 정치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엄연히 대통령이 계셨다. 그 상황에서 내가 대선을 준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다만 내가 정치인으로서, 공직자로서 어떻게 책임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늘 갖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결정은 어느 날 갑자기 내린 게 아니라 30여 년 정치·행정 경험의 결과라고 봐주면 좋겠다. 나의 오랜 경험과 올곧은 정책 마인드가 대선 후보로서 충분히 자질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Q : 경선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듯싶다.
A : “나는 당대표나 원내대표 선거에 나간 적이 없다.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막 레이스를 시작한 만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정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유정복이란 사람을 알려 나가면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내게 ‘저평가 우량주’라고 하던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상장조차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9일)부로 상장했으니 앞으로의 폭등세를 지켜봐 달라.”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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