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기업이 富 창출” 하나라도 진심이길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가진 비전 발표에서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한다. 국가 간 경쟁을 넘어 글로벌 경쟁은 기업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하루 전 대선 출마 선언 영상에선 “어떤 게 더 유용하고 더 필요한가 이게 최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면서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지난 3년간 민주당 대표로 보여준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그 말을 액면그대로 믿기가 어렵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7월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성장’을 11번이나 강조하고서도, 선거가 끝나자 국회를 장악한 다수당 대표로서 기업을 옥죄고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을 양산해 왔다. 민주당은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감옥에 보내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다. 시행 3년이 지나고 보니 산업재해 감소 효과는 없고, 기업 비용만 늘린 부작용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해도 손해배상 소송을 사실상 못하게 막는 ‘노란 봉투법’을 통과시켰다. 기업은 이 법을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고 우려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도 이 법을 추진하지 못한 것인데 이재명 민주당은 밀어붙였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성장의 견인차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다.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이 핵심인데 우리의 경우 연구·개발이 주 52시간제에 묶여 있다. 기업에서 연구·개발 분야만이라도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마치 기업 호소를 수용할 것처럼 말하더니 민노총이 반발하자 바로 말을 뒤집었다.
이 전 대표는 기업들이 한사코 반대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도 기업 건의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기업 숙원은 거의 모두 무시하면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만나선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성장’을 중시한다는데 성장과 반대되는 개념인 ‘기본소득제’를 주장하고 있다. 기본소득제도 한때 안 할 것처럼 하더니 여론조사 결과 별 효과가 없자 바로 뒤집고 추진한다고 한다.
민주당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혁신의 싹을 자르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운전기사를 포함한 렌터카 서비스 ‘타다’가 소비자 호응을 얻었음에도 택시 기사들이 반발하자 ‘타다 금지법’을 만들어 혁신의 싹을 짓뭉갰다. 당시 타다 사업자는 이 전 대표가 “국부 펀드를 활용해 K엔비디아를 만들겠다”고 하자 “혁신 기업을 저주하고, 발목을 잡았던 과거부터 반성하라”고 했다. 이 말이 틀렸나. 혁신의 싹을 자른 사람들이 어떻게 최고 혁신을 하겠다고 하나. 선거가 끝나면 ‘우리가 말했다고 진짜 믿었는가’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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