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휩쓴 한덕수 대선 출마론…국힘·민주 모두 `술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수 진영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한 권한대행 출마를 지지하는 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차출론이 나온다'는 질문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의 경선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컨벤션 효과를 높인다"고 답했다.

반면 한 대행의 대선 출마가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한 대행 본인의 출마 의사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재섭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썩 원하지는 않는 것 같고 선거관리의 중책이 있는 분이 특정 진영의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당이 맨날 용병만 구해와야 한다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이 제게 '절대 정치 안 한다. 지금 대통령 대행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했다"며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본인이 누차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경선에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대행은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왔고, 걸어가실 때도 앞을 보고 가지 두리번거리는 경우가 없다"며 대권에 뜻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언급했다.

민주당 역시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SBS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을 잘 아는데 워낙 전형적인 공무원상"이라며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유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정치 원로로, 한 권한대행과 경기중고 동창이기도 하다.

반면 한 권한대행과 함께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바 있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출마하냐'고 했을 때 안 할 것이면 안 한다고 단호히 거절할 건데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걸 보면 '한덕수 플랜'이 윤석열 (전 대통령) 시나리오 연출"이라며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