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문학상에 조용미 ‘초록의 어두운 부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아일보사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2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조용미 시인(63)의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2024년·문학과지성사·사진)이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감태준 이근모 장석남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가운데 조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상작은 조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으로 "오랜 시간 지켜본 것에서 배어나는 삶의 정취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달 18일 강진아트홀서 시상식
수상작은 조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으로 “오랜 시간 지켜본 것에서 배어나는 삶의 정취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를 들면 표제작에서 시인은 숲을 지나며 서로 다른 명도와 채도를 띤 무수한 초록을 찾아낸다.
‘빛이 나뭇잎에 닿을 때 나뭇잎의 뒷면은 밝아지는 걸까 앞면이 밝아지는 만큼 더 어두워지는 걸까//깊은 어둠으로 가기까지의 그 수많은 초록의 계단들에 나는 늘 매혹당했다.’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빛과 그림자의 교차 속에서 삶을 성찰한다. 살구나무 꽃이 진 뒤에도 그림자를 주의 깊게 바라보거나, 사과나무의 어두운 푸른빛에서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시적 시선도 돋보인다. 관찰을 통해 시인은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드러낸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이번 시집의 여러 갈래 의미 중에서도 ‘색’에 대한 천착은 이채롭다”며 “자꾸 어두워지려는 마음에 부지런히 색을 공급해보려는 심사 같다”고 밝혔다. ‘분홍의 경첩’부터 ‘초록의 어두운 부분’ ‘노란색에 대한 실감’ ‘검은 맛’ ‘붉은 대나무’ 등으로 이어지는 ‘색채담’이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여백을 연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 “본심에 올라온 시 가운데 영랑 김윤식 시인의 ‘조선적인 정서’ 맥에 가장 가깝다는 데 전원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시를 쓰는 참뜻은 오로지 시에만 있지 않고, 세상을 잊고자 함도 아니고, 세상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일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에 더욱 투철해지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고,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조화로워서 아름다워질 때까지, 혹은 불화가 이어지더라도 끊임없이 이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보고 싶어요.”
조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길문학에서 ‘청어는 가시가 많아’로 등단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제16회 김달진문학상, 김준성문학상 시 부문(2012년), 제20회 고산문학대상 시 부문 등을 수상했다.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등을 펴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8일 오후 3시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산불, 세계유산 하회마을 위협… 청송 등 5개 교도소 3500명 대피
- [이진영 칼럼]탄핵 9전 9패, 尹 탄핵은 성공할까
- 尹선고 지연에 초조한 野, 韓-崔 탄핵카드로 “마은혁 임명” 압박
- 이재명 1심 유죄받은 “골프사진 조작” “국토부가 협박”, 2심서도 쟁점
- 트럼프 “현대차 훌륭” 3차례 언급… “인허가 문제땐 날 찾아오라”
- “尹 파면” 트랙터 시위, 경찰과 충돌… 尹지지자도 몰려 아수라장
- 싱크홀 공포 “내 출퇴근길은 괜찮나”
- [단독]올여름 더 덥다는데… 폭염 쉼터 등 지원 예산 3년째 동결
- 서울대 의대 학장단 “27일 복귀 마지막 기회, 더는 학생 보호 못해”
- 日 고교 교과서 ‘독도 영유권’ 또 억지… 정부 “시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