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변장한 네 여자의 비밀, '장진 표 코미디' 여전하네
[안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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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꽃의 비밀> 공연사진 |
ⓒ 장차, (주)파크컴퍼니 |
다시 돌아온 <꽃의 비밀>에는 이연희, 장영남, 조재윤 등 스타 배우들이 함께한다. 화끈한 성격으로 네 여자의 소동을 주도하는 '소피아' 역에 박선옥·황정민·정영주, 술과 낯뜨거운 유머를 좋아하는 '자스민' 역에 장영남·이엘·조연진이 분한다. 예술학교 출신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는 '모니카' 역에는 이연희를 비롯해 안소희, 공승연이 캐스팅되었고, 여린 성격이지만 동시에 사건의 시초를 제공하는 '지나'는 김슬기와 박지예가 연기한다.
네 여자의 남편은 이번에 새롭게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를 심사하기 위해 시골 마을을 찾아오는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는 조재윤과 김대령, 최영준이 번갈아 연기한다. 카를로를 돕는 간호사 '산드라' 역에는 정서우와 전윤민이 분한다.
유쾌하게 드러나는 비밀들
공연이 시작되고 극의 배경인 이탈리아 북서부의 시골 마을 빌라페로사는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다. 네 여자의 남편은 축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함께 떠났고, 남겨진 아내들은 소피아의 집에 들락거린다.
정부에서는 시골 마을 주민들을 위해 남자에게 농촌 보험을 들어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소피아는 기본적인 진단을 위해 다음 날 빌라페로사를 찾아오겠다는 의사 카를로의 전화를 받는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골 마을은 평화롭고, 앞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잔잔하게 흐른다.
그렇게 네 여자가 모두 집에 모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걸려 온다. 수화기 너머로 남편의 심상치 않은 목소리가 들리고, 이내 지나는 초조한 기색을 드러낸다. 불안에 떨던 지나가 밝히길 바람 피는 남편 안토니오가 미워 자신이 자동차 브레이크를 고장 냈고, 다른 남편들이 모두 안토니오의 차를 타고 가다가 계곡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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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꽃의 비밀> 공연사진 |
ⓒ 장차, (주)파크컴퍼니 |
또 다른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며 비밀이 드러난다. 이후 여자들이 변장을 통해 남편 행세를 하는 것도 비밀을 감추는 과정이며, 의사 카를로와 간호사 산드라 역시 대놓고 말하지 못할 비밀을 안고 있다. <꽃의 비밀>의 매력은 비밀을 유쾌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비밀을 드러내는 타이밍은 적절하고, 방식은 유쾌하며, 표현도 선을 지킨다.
따지고 보면 <꽃의 비밀>에 등장하거나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연극 속에서 비밀은 때로 오해와 불화를 낳기도 하고, 반대로 우정과 결속을 다지는 역할도 하며, 비밀로 인해 멀어졌던 사람을 종국에는 더 가까이 이해하게 되는 효과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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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꽃의 비밀> 공연사진 |
ⓒ 장차, (주)파크컴퍼니 |
특히 <꽃의 비밀>은 대학로의 다른 공연들에 비해 관객의 연령층이 다양한데,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는 점에서 얼마나 질 높은 코미디를 구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은 5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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