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들, 파면 선고문으로 노벨상 받을라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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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4시,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거리에 '윤석열 즉각 파면' 손팻말을 든 인파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사전 행사였던 '부산청년대회'를 준비한 30대 김문노씨는 "파면 선고문으로 노벨상 받을라카나"라고 적은 글을 낭독해 환호를 받았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이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이 하나로 모여 압박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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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 kimbsv1@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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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요구를 내건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 김보성 |
"전 국민이 말도 안 되는 포고령을 들었고, 군대가 국회로 쳐들어오는 걸 지켜봤는데 왜 이렇게 시간을 끄는지 모르겠어요. 이걸 놔두면 또 비상계엄 하라는 의미겠죠?"
롯데자이언츠 야구팬인 30대 김아무개씨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선고가 기약없이 미뤄지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불만을 터트렸다. 사직야구장 응원 일정을 마다하고 집회에 참석한 김씨는 12월 3일을 더는 떠올리기 싫다며 헌재가 당장 헌법수호기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그게 재판관들에게 부여된 의무"라고 강조했다.
대열 옆에서 가족과 함께 서 있던 박아무개(44)씨도 사상 최장 평의 헌재 시간표에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모처럼 나왔다"라고 말했다. 12.3 내란 이후 등장한 말인 '내란성 불면'에 시달리고 있단 그는 "계엄령이 괜찮은 사회가 된다면 더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며 "(자식에게) 그런 미래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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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면 선고문으로 노벨상 받을라카나?"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요구 도심 집회에서 한 청년이 헌법재판소의 선고 지연을 풍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 김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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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짧은 놈은 판결 기다리다 죽겄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요구를 내건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 김보성 |
청년은 헌재의 모습을 한 줄 성명으로 빗대기도 했다. 사전 행사였던 '부산청년대회'를 준비한 30대 김문노씨는 "파면 선고문으로 노벨상 받을라카나"라고 적은 글을 낭독해 환호를 받았다. 김씨는 "얼마나 금쪽같은 문구를 쓰려고 하길래 이렇게 국민을 기다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헌법수호기관 헌법재판소. 이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습니다. 헌정을 파괴한 내란 사태가 벌어졌고, 그 우두머리가 여전히 대통령 직함을 걸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헌정 위기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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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요구를 내건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 김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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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요구를 내건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 김보성 |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이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주말마다 도심에 모였던 부산시민들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풀려나면서 매일같이 집결 중이다. 일요일을 제외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시민대회를 진행해 왔다.
헌재가 바로 선고하지 않는다면 '파면 촉구' 광장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부산비상행동 지도부는 예측 불가의 상황이 계속되자 다음 주 1일~2일 서울 헌재 앞으로 상경해 대응 수위를 더 높이기로 결정했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이 하나로 모여 압박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윤석열 석방과 한덕수 기각 그리고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상황으로 설마 설마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선고 시기도, 선고 결과도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태가 엄중합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은 탄핵을 뒤집기 위해 2명의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 이후로 선고를 미루려 합니다."
김재남 부산비상행동 상임대표는 "민주노총도 10일 2차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1일과 2일에는 모두가 서울로 가자"라며 총집중을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초 부산시민대회는 헌재 앞 대규모 집회로 대체한다. 이원규 공동집행위원장은 "모든 시선을 헌재로 집중할 것"이라며 "국민적 분노를 모아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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