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그들 덕에 선관위 안 가” 계엄 때 검찰·국정원 통화한 방첩사 대령, 경찰 진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계엄 당일 검찰·국가정보원 간부와 전화를 주고받은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를 불러 조사했다. 이 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동 협조와는 무관한 통화였다”며 “오히려 통화 덕에 선관위로 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21~22일 송제영 방첩사 과학수사센터장(대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송 센터장은 계엄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등 선관위 서버 확보를 지시한 윗선 장성급 피의자들에 대한 참고인으로 이미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번 추가 조사에서 송 센터장이 계엄 이후 대검찰청, 국정원 간부와 통화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3일 자정쯤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는 정 전 처장의 지시를 받은 송 센터장은 12월4일 0시37분 박모 대검 과학수사부 선임과장과, 0시53분 한모 국정원 과학대응처장과 각각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과장과는 같은 날 오전 3시6분에 추가로 통화했다. 송 센터장은 12월5일에도 두 간부와 각각 두 차례씩 전화를 주고받았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국정원도 선관위에 투입될 계획이었고 각 기관 간부들이 통화로 작전을 조율한 것이 아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센터장은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 모두 오랜 사적 친분이 있어 서로 안부를 묻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센터장은 “박 과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선관위에 가라고 하는데 아는 거 있냐. 너희가 간첩단을 보고해서 계엄이 선포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며 “박 과장은 ‘그런 보고한 적 없다. 진짜 계엄 맞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송 센터장은 한 처장과의 통화에서도 “국정원에서 간첩단 관련 보고를 했냐. 국정원도 지시를 받았느냐” 물었고, 이에 대해 한 처장은 “내가 오히려 묻고 싶다. 혼자 사무실에 있고 직원들은 날 밝아야 출근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센터장은 “통화 이후 우리만 출동 지시를 받은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선관위로 가서는 안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센터장은 실제 서버 포렌식 장비 등을 챙기지 않은 채 출동했고, 부대 앞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당시 검찰·국정원 간부와 통화한 후 그 내용을 곱씹는 혼잣말을 했고, 이를 다수의 직원이 들었다”고도 했다. 경찰은 송 센터장을 조사하면서 직접 당시 그의 말을 들었다는 방첩사 직원과 통화하도록 해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센터장은 “지난해 12월5일 통화에서는 ‘덕분에 선관위에 가지 않았다’며 두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의제출로 확보한 송 센터장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해 그의 진술과 일치하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송 센터장에게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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