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안동까지 확산…고속도로 간이휴게소도 덮쳤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이웃 지역인 안동까지 확산됐다. 경계지역에 위치한 고속도로 간이휴게소에도 산불이 옮겨붙어 화장실과 편의점 건물을 태우기도 했다.
24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의성군 점곡면에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산불이 번지며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강풍에 진화율 다시 60%대로
이날 정오 기준으로 71%까지 올라갔던 의성 산불 진화율은 오후 3시로 접어들면서 65%로 떨어졌다. 산불영향구역도 계속 확대돼 오후 3시 기준 7778㏊까지 늘어났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6861㏊와 비교하면 900㏊ 이상 늘어난 면적이다. 전체 화선도 148㎞로 길어졌다. 이 가운데 96㎞가 진화된 상태다.
꾸준히 잡히던 불길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것은 이날 오후부터 다시 강해진 바람 탓이다. 오전까지만 해도 산불 현장 인근 풍속이 평균 초속 0.6m 수준으로 잠잠했지만, 오후에 접어들면서 초당 최대순간풍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산불이 확산했다.
불씨는 강한 바람을 타고 동·북쪽 방면으로 20여㎞ 떨어진 의성·점곡·옥산면 등으로 계속해서 번졌다. 낮 최고기온도 25.5도까지 오르는 등 산불 확산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
인력 2728명·헬기 57대 동원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일출과 동시에 산불특수진화대와 육군 제50보병사단 군병력 등 인력 2728명, 진화 장비 425대를 투입하고 헬기도 57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 속도를 늦추기 위해 민가 등이 있는 산지에는 산불지연제(리타던트)도 대거 투하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쯤에는 의성 산불 영향으로 의성과 안동 사이에 있는 서산영덕고속도로 간이휴게소인 점곡휴게소(영덕방면) 화장실 건물에도 불이 붙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편의점 건물까지 옮겨붙어 일부를 태우기도 했다. 점곡휴게소에 난 불은 진화된 상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3시35분 서산영덕선(상주영덕선) 북의성분기점에서 영덕나들목 구간 운행을 전면 차단했다.
이처럼 산불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의성군은 옥산면, 단촌면, 점곡면 등 주민뿐만 아니라 산속에서 불을 끄고 있던 진화대원들에게도 대피 명령을 내렸다. 안동시도 이날 산불 확산에 대비해 길안면, 남선면, 임하면 등 주민에게 대피를 요청하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의성·안동 경계 휴게소도 불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의성군 안평면사무소에 차려진 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적으로 날씨가 매우 건조한 상태다.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 절대로 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22일 오전 11시 24분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 산불대응 최고단계인 3단계까지 발령된 상태다. 경북도와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이 묘지 정리를 하던 성묘객의 실화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실화자는 직접 119에 신고했다.
의성=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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