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고령화 평가 지웠다" 캡틴 김광현이 웃었다, '팀 리모델링' 성과 확인한 100점짜리 개막 시리즈 [인천 현장]

[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SSG 김광현이 23일 두산전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고령화 평가 지웠다" 캡틴 김광현이 웃었다, '팀 리모델링' 성과 확인한 100점짜리 개막 시리즈 [인천 현장]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이라고 했다. 지난해 이숭용(54) SSG 랜더스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의 과제로 따라다녔던 표현이다. 핵심 전력의 고령화됐다는 우려가 뒤따랐지만 꾸준히 영건들 발굴에 집중했고 올 시즌 단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SSG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5-2로 이겼다.

전날 홈경기에 이은 2연승. 지난해 막판 상승세를 타고도 순위 결정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가을야구를 밟지 못했던 SSG가 올 시즌에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2연전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팀 상황이 희망적이지만은 않았다. KBO 통산 495홈런으로 역대 1위에 올라 있는 리빙 레전드 최정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 또한 같은 부위의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22일 개막전에서 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이 손목에 투구를 맞고 이날 휴식을 취한 상태로 맞은 경기였다.

SSG는 상대 선발 좌투수 잭 로그를 맞아 최지훈(중견수)-정준재(2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이지영(포수)-하재훈(우익수)-고명준(1루수)-안상현(유격수)-박지환(3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안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 중 정준재(22)와 고명준(23), 안상현(28), 박지환(20)은 그동안 풀타임으로 뛰지 못했던 SSG의 미래 자원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 감독은 정준재와 고명준은 확실한 주전 자원으로 분류했고 박지환에겐 최대한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외야 수업까지 시켰다. 여기에 안상현은 전날 부상으로 쉬어가게 된 박성한을 대신해 이날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전날 수비에서 2실책을 범한 정준재가 타선을 이끌었다. 3회 1사 만루에서 좌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팀에 리드를 안겼다. 팀이 2-1로 쫓긴 5회에도 2사 1,3루에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팀에 달아나는 점수를 안겼다. 정준재는 수비에서도 몸을 던져 완벽한 캐치를 하는 등 전날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밖에 안상현과 박지환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2득점씩을 기록해 하위타선에서 만점활약을 펼쳤다. 고명준은 전날 4타수 2안타 활약에 이어 이날도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젊은 투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전날 1선발 앤더슨이 조기 강판됐고 SSG는 이후 6명의 투수를 활용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어떻게든 홈 개막전 승리를 내줄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 중 3년 차 이로운(21)이 1⅓이닝 동안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펼쳤고 8회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틀어막은 조병현(23)은 8회말 오태곤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시즌 첫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고명준(가운데)이 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날도 김광현이 6회 2사까지 잘 막고 내려간 뒤 한두솔-노경은-김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호투 릴레이를 펼쳤고 팀이 5-2로 앞선 9회초 조병현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완벽투를 펼쳐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오늘은 에이스의 호투와 팀의 미래인 야수 영건들의 활약으로 개막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야수에서는 (정)준재가 어제 아쉬움을 만회하는 활약을 펼쳐줬다. 3타점으로 공격에서 맹활약했지만 2회초 호수비를 통해 선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박)성한이의 공백이 걱정됐지만 (안)상현이가 그 걱정을 지우는 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이, (박)지환이도 멀티 안타로 팀 공격에 기여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승리 투수가 된 주장 김광현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부상자들이 몇몇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경기 결과가 두 경기 다 너무 좋았다"며 "사실 앞으로 개인적인 인터뷰보다 이런 말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랜더스라는 팀 자체가 고령화가 됐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그런 우려스러운 말을 지우는 개막 시리즈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어린 선수들한테 옆에서 기운도 불어넣고 그 선수들이 앞으로 랜더스를 끌어 나갈 수 있는 간판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9회초 등판해 세이브 상황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는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