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선수 되겠다” 구자욱의 다짐, 진짜 올해는 야구천재의 해가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5. 3. 23. 08: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

구자욱(삼성, 32)은 2024시즌 90.3%의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가장 첫해 받았던 2021년 골든글러브 득표율 47%의 약 2배에 해당하는 득표율인 동시에 역대로 따져봐도 손꼽히게 높은 득표율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전체 골든글러브 수상자 가운데 득표율 90%를 넘은 선수는 KIA 타이거즈의 3루수 김도영(280표·97.2%)과 구자욱, 단 두명 뿐이었다. 그리고 김도영은 지난해 각종 시상식 최고상을 모두 휩쓸며 2024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어쩌면 구자욱에겐 쓰린 비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구자욱의 2024시즌은 MVP에 준하는 눈부시게 빛난 한해였다. 2024시즌 구자욱은 129경기서 타율 0.343/92득점/169안타/33홈런/115타점/13도루/출루율 0.417/장타율 0.627/OPS 0.995의 성적을 기록했다. OPS 2위-장타율 3위-타율+타점+출루율 4위에 더해 홈런 5위-안타 8위-득점 공동 10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 첫 날, 구자욱은 타격 대부분 지표에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키움과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구자욱은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13-5 대승을 견인했다.

리그 첫날 겨우 1경기를 치른 것이기에 순위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지난해 대폭발했던 구자욱이라면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그건 지난 가을 부상을 당한 이후 겨우내 재활에 매진했던 구자욱이 현재 가장 날카로운 기세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구자욱은 주장이자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을 펼쳐 삼성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PS에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도루를 시도하던 도중 무릎을 다쳐 남은 PS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도 전체 결장했던 구자욱은 이후 치료와 재활에 매진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뒤늦게 연습경기에 합류했고, 시범경기도 순조롭게 치렀다.

프로 데뷔 이후 11번째 개막전. 이번에도 성실하게 타석에 섰지만 스스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던 타격감이었다. 그러나 결국 결과로 보여줬다. 타구를 좌측과 우측으로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보냈다.

특히 5회 말 1사 만루 상황 조영건의 4구 142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받아쳐 투런포로 연결했다. 건강한 구자욱이 얼마나 무서운 타자인 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한 방이었다.

이제 사실 활약 여부는 의심의 여지도 없을만한 커리어다. KBO리그 역대를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야구천재다. 구자욱의 프로 통산 타율은 0.319, 통산 OPS는 무려 0.898(출루율 0.385+장타율 0.513)에 달한다. 삼성의 암흑기에도 구자욱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고, ABS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타점머신이자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가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정신적으로도 프로 초기 보다 훨씬 더 성숙해졌고, 야구에 대한 집중도는 모든 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그를 아는 많은 이가 이제 구자욱을 최고의 야구 선수이자 최고의 리더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2025시즌은 어쩌면 최고 가운데 1명이 아니라, 구자욱의 해가 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다시 돌아와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구자욱은 자신의 높은 득표율의 의미를 기자에게 듣고 난 이후 겸손하지만 의미심장한 다짐을 전했다. 구자욱은 “얼마나 득표한지도 몰랐고, 그렇게 높은 득표율인지도 몰랐다. 기분 좋다”고 활짝 웃으면서도 “그런데 늘 김도영이 앞에 있다”며 너스레를 전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구자욱. 사진=천정환 기자
이어 밝은 미소로 구자욱은 “올해 김도영 선수가 등장해 KBO리그의 흥행을 이끌었다. 축하한다. 같은 야구계에 있는 내게도 기분 좋은 일”이라며 후배를 예우한 이후 “나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비 시즌에도 거의 매일 훈련하면서 바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자욱은 “올해는 우리 팀 선수들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 다짐과 약속을 구자욱은 삼성 선수단과 함께 개막전 첫 경기서 순조로운 첫 단추로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그건 ‘올해는 어쩌면 구자욱의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모습이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