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번아웃'…가자전쟁 재개에 군인 낙담·여론 싸늘

장재은 2025. 3.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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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을 재개하자 이스라엘 내부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은 1년이 넘은 전쟁이 다시 격화하자 상당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자지구는 1년이 넘는 폭격에 초토화했으나 네타냐후 정권이 내세운 전쟁 목표인 하마스 궤멸은 달성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전쟁 목표인 인질 구출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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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인질석방·민주주의 시위대 사흘째 가두시위
논란의 신베트 수장 해임…경찰, 물대포 꺼내 강경진압
'전쟁 끝내라' 이스라엘 내 반정부 시위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을 재개하자 이스라엘 내부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은 1년이 넘은 전쟁이 다시 격화하자 상당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재개하자 동원될 예비군들의 동요가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가 1천만명이 안 되는 이스라엘은 군 복무가 의무인데 위기가 닥치면 병력을 예비군으로 충원한다.

예비군들과 이들의 이익단체는 가자지구에 여러 차례 동원된 예비군 일부가 이제는 복귀를 주저한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전쟁 초기와 상당히 다르다.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뒤 보복전을 시작했을 때 예비군들은 전의를 불태웠다.

예비군들은 지정된 부대로 몰려들었고 소집에 응하기 위해 자진해 입국하는 예비군들도 줄을 이었다.

가자지구는 1년이 넘는 폭격에 초토화했으나 네타냐후 정권이 내세운 전쟁 목표인 하마스 궤멸은 달성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쟁 기간에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이들은 전투원과 민간인을 합쳐 4만9천명을 넘는다.

이스라엘군에서도 400여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된다.

뚜렷한 진전이 없이 참혹한 피해만 더해가는 소모전이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때 끌려간 인질 251명 가운데 59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을 1년 넘게 치러운 이스라엘군 병사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전쟁 목표인 인질 구출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자지구 전쟁에 참전한 한 특수 부대원은 "구해야 할 인질이 있다면 가겠다는 게 종전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많다"며 "군사적 압박이 인질에 도움이 되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 장성 출신인 군사 전문가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하마스 잔당 제거에 지상군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얼마나 많이 동원에 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쟁 피로감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불신이 맞물려 이스라엘 거리에는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계속됐다.

여기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을 촉구하는 이들, 이스라엘 민주주의 붕괴를 우려하는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을 이날 해임하자 민주주의 시위대는 한층 더 분노하고 있다.

바르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실 인사들이 카타르와 연계된 인사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다가 네타냐후 총리와 수개월 동안 갈등을 빚다가 경질됐다.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부 무력화 시도를 저지한다는 취지로 가자지구 전쟁 전부터 시작된 민주주의 시위는 최근 다시 불붙었다.

시위에 참여한 리나트 하다시(59)는 "우리는 이 나라가 독재국이 되고 있어 매우 우려한다"며 "저들은 인질을 버리고 이 나라에 중요한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의 예루살렘 관저 근처와 텔아비브 등지에서 시위가 격화하자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한 진압에 나섰다.

가자지구 전쟁을 재개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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