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임영웅부터 6억 손태진까지... 상금과 오디션의 상관관계 [IZE 진단]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트로트 오디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TV조선 '미스터트롯3'와 MBN '현역가왕2'가 막을 내렸다. 한 때 대한민국은 오디션 공화국이었지만 현재는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런 상황 속에서 두 프로그램은 오디션 시장의 명맥을 잇고 있다. 중장년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트로트가 탄탄한 소비층을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수명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지표는 상금이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승하고 지원자가 몰리면 자연스럽게 상금의 규모는 커진다. 상금,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 유통기한의 상관관계를 짚어본다.
# 송가인 3000만 원에서 손태진 6억 원까지
트로트 오디션의 시작은 2019년 방송된 '미스트롯'이었다. 초대 우승자인 송가인이 거머쥔 상금은 3000만 원이었다. 그리고 최근 '미스터트롯3'의 왕관을 쓴 김용빈은 3억 원을 받았다. 무려 10배가 뛰었다. 하지만 전체 시리즈를 따져보면 진폭은 더 컸다.
'미스트롯'이 인기를 끌자 TV조선은 곧바로 남성편인 '미스터트롯'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성공한 TV 예능이라 불린다.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했고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배출했다. 임영웅에게 수여된 상금은 1억 원이었다.
그러자 이듬해 방송된 '미스트롯2'의 상금은 더 올랐다. 2대 진(眞)을 차지한 양지은은 1억 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최고 시청률은 32.9%였다.
TV조선은 '미스터트롯2'를 준비하며 상금 규모를 더욱 키웠다. 무려 5억 원이었다. '미스트롯2' 우승상금의 3배가 넘는다. 임영웅 등이 속한 '미스터트롯'이 파생 프로그램 및 공연 등을 통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하자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그 5억 원은 최종 승자가 된 안성훈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 때부터 트로트 전성시대는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2'의 최고 시청률은 24%였다. 1%대 드라마, 예능이 즐비한 상황 속에서 매우 훌륭한 성적표였지만 앞선 시리즈보다는 수치가 낮았다. 그에 따라 우승 상금에도 변화가 생겼다.
'미스트롯3'에 와서는 상금 규모가 3억 원으로 축소됐다. 미성년자인 정서주가 상금의 주인이 됐고, 그는 한 프로그램에서 "미성년자라서 엄마에게 잠시 맡겨놨다"고 말했다. 엄마 김모 씨 역시 "3억 원은 (정)서주의 미래를 위해 다 쓸 예정이다. 지금 잠깐 제가 잘 보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작인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 우승 상금 역시 3억 원이었다. '미스트롯3'와 '미스터트롯3'의 최고 시청률은 각각 19.5%, 19.1%였다. 트로트 광풍이 불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 '진성 팬'들만 남았고, 그 규모가 최고 시청률 19%대를 찍을 정도라는 의미다. TV조선 입장에서는 상금 3억 원이 이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한 상징적인 수치라 볼 가능성이 높다.
인기 추이에 따른 상금의 변화는 MBN 트로트 예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후발주자였던 MBN은 '보이스트롯'을 론칭하며 곧바로 상금 1억 원을 내걸었다. 그리고 2022년 편성된 '불타는 트롯맨'을 역대 오디션 최고 상금을 기록했다. 당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화제였고, 이를 본따 100명의 출연자가 탈락할 때마다 상금이 누적되는 형식을 취했다. 그렇게 모인 최종 상금은 무려 6억2967만 원이었다. 이는 성악가 출신 손태진의 몫이었다.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트로트 오디션에 대한 열기도 차츰 식으며 MBN 오디션의 상금 규모도 줄어들었다. '현역가왕1'의 전유진에 이어 최근 '현역가왕2' 우승을 차지한 박서진 역시 각각 1억 원을 받았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MBN 트로트 오디션 역시 13∼15% 가량의 시청률을 구가한다. 다른 유명 예능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런 성적을 고려할 때 억대 상금은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책정된 규모라 볼 수 있다.
#'슈퍼스타K'·'쇼미더머니'는 어땠나?
대한민국 오디션 열풍은 2009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가 불을 댕겼다. 서인국의 우승으로 끝난 시즌1의 상금은 1억 원이었다. 케이블채널 시장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시즌2는 2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즌2는 허각 대 존박의 대결로 주목받으며 시청률 1∼2% 대를 전전하던 케이블채널 예능 임에도 무려 18%대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시즌3부터는 상금이 크게 확대됐다. 무려 5억 원이 책정됐다. 당시가 2011년이었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상금이었던 셈이다. 물론 100% 현금 지급은 아니었다. 상금 3억 원에 음반 제작비가 2억 원이었다. 이렇듯 5억 원 규모의 우승 상금은 케빈오를 우승자로 배출한 시즌7까지 이어졌다. 이 무렵 시즌7의 시청률은 다시금 2%대로 돌아왔고, '슈퍼스타K' 시리즈는 더 이상 제작되지 않았다. 이 상금을 감당할 정도의 성과가 나지 않게 됐다는 방증이다.
오디션의 힘을 경험한 Mnet은 힙합으로 눈을 돌렸다. 2012년 래퍼 경연 '쇼미더머니'가 론칭됐다. 당시만 해도 힙합은 비주류 음악으로 치부됐다. 그렇다 보니 시즌1 우승자인 로꼬가 받은 혜택은 300만 원의 공연비 정도다. 하지만 시즌1이 큰 성공을 거두며 시즌2에서는 우승 상금 규모가 1억 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어느덧 '쇼미더머니'의 파괴력은 '슈퍼스타K'의 인기를 넘어섰고, 11시즌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시즌10의 우승 혜택은 3억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 열기 역시 계속되지는 않았다. 2023년 시즌11을 마친 후 아직까지 후속편이 없다. 시즌11의 우승자인 이영지가 받은 우승 상금은 1억 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모두 기부했다. 힙합 가수다운 '플렉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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