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조정단가 ‘kWh당’ 5원 유지

정부, 물가상승 압박·서민경제 고려
한전 부채에 전기요금 추가 인상 지적도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한국전력이 누적 적자 등 재무 상황을 고려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브렌트유 등 최근 3개월 평균 가격을 토대로 산정된다.

한전이 연료비조정요금 동결 결정 외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도 인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당초 올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연료가 하락에 따라 kWh당 -4.2원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2022년 3분기 이후 동일)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정부가 물가상승 압박·대내외 불확실성·서민 경제 어려움 등을 고려한 셈이지만, 한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가정용 요금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2021∼2023년 원가보다 전기를 싸게 팔면서 43조원 누적 적자를 떠안았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 인상(2024년 10월 9.7% 인상)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내긴 했지만, 2021년 이후 누적 영업 적자는 여전히 34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5조1810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21일 기준 약 157조)에 약 1.7배 규모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동결했다. 올해 2분기를 포함하면 8분기 연속 동결이다.

이와 관련, 윤종일 카이스트 교수는 "IMF보다 어렵다고 하는 요즘 전기료가 인상되면 산업계와 가정에 영향 크다 보니, 잠정적으로 동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기가 복지 정책의 일환처럼 되다 보니 시장하고는 별개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기가 되면 특정한 세대가 현재의 부담을 다 떠안아야 해서 점진적으로라도 전기요금을 올려서 시장이 너무 큰 충격을 받지 않게끔 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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