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처음 펑펑 울었다" 뼈아팠던 삼성생명전 패배→챔프전 위닝 3점포로 돌아왔다 [MD부산]

부산=김경현 기자 2025. 3. 2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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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 3점포를 쏘는 박혜진./WKBL

[마이데일리 = 부산 김경현 기자] "처음으로 라커 룸에서 펑펑 울었다'

부산 BNK 썸의 '에이스' 박혜진이 9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 3점포를 작렬,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혜진은 우승의 원동력을 '삼성생명전 패배'로 꼽았다.

BNK는 20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판 3선승제) 3차전 아산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55-54로 승리했다.

박혜진은 3경기 평균 7.3득점 6.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박혜진이 있었다. 3차전 팀이 52-54로 뒤진 상황, 경기 종료 19초를 남기고 역전 3점포를 성공시켰다. 우리은행의 마지막 공격이 무산되며 BNK가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박혜진은 "솔직히 지금 믿기지 않는다. 우승을 바라면서 해왔던 게 아닌데. 그동안 한 팀에서 익숙한 농구를 하다 보니, 팀을 옮기면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BNK) 선수들을 너무 낮게 봐서 그런지,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보고 달려왔다. 여기 오기까지 팀이 정말 많이 고생하고, 모든 선수와 감독님, 코치님이 전부 노력을 많이 했다. 거기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3점포를 성공시킨 뒤 포효하는 박혜진./WKBL
3점포를 성공시킨 뒤 포효하는 박혜진./WKBL

경기의 백미는 역시 위닝 3점포였다. 박혜진은 "그 전에 (김)단비 언니가 항상 볼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다가, 볼 없는 움직임을 하면서 제가 레이업을 줬다. 그러다 보니 다음 공격으로 넘어갈 때 지든 이기든 이 상황에서는 제가 나서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일부러 볼 쪽으로 많이 갔고, 움직이면서 찬스가 났다. 다행히 안혜지 선수가 패스도 잘 해줬다. 찬스가 나면 제가 일단 해결을 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슛이) 들어가서 좋은 마무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3점포는 약속된 플레이였을까. 박혜진은 "저희가 스몰 라인업이기 때문에 제가 센터처럼 스피드 없이 갔을 때는 무의미하게 스위치를 해버리기 때문에 찬스가 잘 안 난다"며 "(안)혜지도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제가 스피드 있게 스크린을 가면, 분명히 어딘가에는 두 명이 쏠리게 되어 있다고 연습 때 혜지에게 말했다. 그럴 때는 나를 주든지, 아니면 네가 자신 있게 드라이브인 하라고 비시즌 때부터 맞췄다. (정규)시즌에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잘될 줄 몰랐다"고 했다.

취재진이 안혜지의 슛감이 살아났기 때문에, 안혜지에게 둘이 몰렸다고 하자 "네. (안혜지) 저희 팀 슈터에요"라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친정팀' 우리은행과 챔프전에서 격돌했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이 챔프전까지 올라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시즌 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인터뷰마다 제가 '(똑같은) 경기일 뿐이다. 경기에 집중하겠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제가 (이적을) 선택했는데도 마주칠 때마다 슬픈 감정이 컸다. 차라리 저희가 졌을 때는 오히려 제가 당당하게 가서 인사를 드릴 수 있었는데, 저희가 이겼을 때는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박혜진은 "오늘날 이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영향은 분명히 위성우 감독님의 가르침이 제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농구공을 놓는 날까지도 (위성우)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잊지 않고 평생 농구를 할 생각"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박혜진./WKBL

시즌 초반 BNK는 파란을 일으키며 선두를 달렸다. 막판 부진에 빠져 정규리그 우승을 우리은행에 내줬다. 특히 6라운드 삼성생명전이 뼈아팠다. 지난 2월 14일 BNK는 삼성생명에 63-58로 패했고, 자력 우승 가능성을 놓쳤다. 박혜진은 그간 말하지 않았던 당시 비화를 털어 놓았다.

박혜진은 "제가 BNK에 오고 애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데, 6라운드 삼성생명과 홈에서 경기를 했을 때 저희가 졌다. 그때 지면 2위가 확정이 된 상황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처음으로 라커 룸에서 펑펑 울었다"면서 "이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내가 여기 온 이유, 선수들한테 더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애들한테는 무작정 언니 믿고 따라오라고 하고 소리 지르면서 '수비해라. 뭐 해라' 이렇게 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하면 저에게 불신이 쌓일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발악을 했다"고 전했다.

박혜진은 "마지막 결과가 이렇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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