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만난 이재명 "삼성 잘돼야 나라 잘돼"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5. 3.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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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됩니다.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살 수 있습니다."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이 대표가 친기업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현대자동차에 이어 삼성을 찾아간 자리였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세상이라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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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기업 강조하며 현장행보
청년 아카데미서 첫 공개만남
李 "AI 학습 기회 더 늘려야"
삼성에 인재채용 확대 주문
JY "청년에 지속 투자" 화답
對美 공공외교 협력도 논의
주52시간 관련 언급은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를 방문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로비에서 이 대표를 안내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공개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호영 기자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됩니다.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살 수 있습니다."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이 대표가 친기업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현대자동차에 이어 삼성을 찾아간 자리였다.

그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를 방문 장소로 택했다. 이 회장은 캠퍼스 로비에 직접 내려와 이 대표를 맞이했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에 이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15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세상이라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를 격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뼈 있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과실을 함께 누리면서 새로운 세상을 확실히 열어가길 기대한다"며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사회와의 동행이란 이름 아래 대한민국의 미래와 청년들을 위해서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SSAFY를 지금까지 끌고 왔다"며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년들도 이 대표께서 SSAFY를 방문해주셔서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정부·기업의 공공외교 협력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본과 비교하면 공공외교 측면에선 우리가 많이 부족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다만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특별법과 상법 개정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주52시간 근무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는 것을 피해 간 셈이다.

한 회동 배석자는 "일본 기업들은 출연금을 내서 재단을 만들고,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회에 로비한다"며 "우리도 그럴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자 다들 공감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에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공정 개선을 도운 일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모델로 평가하며 이런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회동을 마친 이 대표는 SSAFY 교육생들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선 AI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정부가 AI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밝혔던 'K엔비디아' 담론을 재차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공 영역에서 모험투자를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향해 인재 채용이나 미래 산업 교육 규모를 늘리라는 주문도 내놨다.

이 대표는 "삼성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겠다는 건 아니다"면서도 "SSAFY가 1년에 1만명, 2만명, 10만명으로 늘려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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