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사망·단식에 침묵 깬 尹 "탄핵심판보다 생명이 소중"
지난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뒤 한남동 관저에 칩거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자신을 지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린 뒤 분신을 시도하다 숨진 권모씨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접견한 이후 외부 인사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열흘 가까이 침묵을 이어왔다.
대통령실 참모진은 이날 서울 한 대학병원에 마련된 권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자리에서 참모진은 유가족에게 “윤 대통령이 비보를 접하고 정말 가슴 아파했다. 아버님께서 남기신 유서도 몇 번이나 읽어보셨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야당과 헌법재판소 등을 비난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린 뒤 분신을 시도했다. 권씨가 뿌린 유인물에는 종북 세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만세’라는 문구도 적혀있었다. 앞서 지난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당시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분신을 시도한 50대 남성도 같은 달 20일 숨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석방 직후 낸 입장문에서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는 위로의 뜻을 전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평소에도 목숨을 끊거나 단식 중인 지지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수차례 표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헌재 앞에서 대통령 탄핵반대를 주장하며 23일째 단식 중인 전지영 국가정의실천연합 사무국장 등 지지자들을 찾은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단식 중단도 요청했다. 인 의원은 “탄핵심판 결과가 아무리 중요해도, 여러분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으니 부디 단식을 멈추시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 의원은 통화에서 “전날 대통령실에서 ‘단식하는 분들 건강이 걱정된다. 한 번 가봐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헌재 선고 일정이 잡히기 전까지 외부 행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박태인·성지원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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