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재개…트럼프도 ‘친하마스’ 후티반군에 경고
휴전 두 달여 만에 가자지구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이 이튿날 지상에서도 군사작전을 재개하면서 재확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보안 구역을 확대하고 가자 북부와 남부 사이에 부분적인 완충 지대를 만들었다”며 “지상작전 일환으로 ‘넷자림 회랑’ 중심부로 통제 범위를 더욱 확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9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이 회랑에서 지난달 9일 완전 철수한지 40여일 만이다.
넷자림 회랑은 가자지구 남부를 가르는 동서 방향의 6㎞짜리 통로다. 가자 남부로 피란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자시티 등 북부로 귀환하려면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휴전 합의의 또다른 위험한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18일 새벽 가자 내 하마스 관련 시설물 수백 곳을 향해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이튿날에도 가자 남부에서 하마스 차량과 초소 등을 표적으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에서 “이것이 마지막 경고”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언에 따라 인질들을 돌려보내고 하마스를 제거하면 다른 선택지가 열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남아 있는 수십 명의 인질들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더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공격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 하마스가 단기간에 휴전 협상 입장을 바꿀 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대규모 공습이 재개되면서 사망자 숫자도 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18일 기준 최소 4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구호 작업을 하던 유엔사업서비스기구(UNOPS) 직원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호르헤 모레이라 다 실바 UNOPS 사무총장은 “폭발물은 투하 혹은 발사됐다. 사고가 아니었다”며 이스라엘군을 규탄했다. 이스라엘군은 유엔 건물 공습 사실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친하마스 세력이자 이란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반군에게 다시 한번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루스소셜에 “후티의 야만인들에게 (미군의 공격으로) 엄청난 타격이 가해졌다. 어떻게 더 (후티반군이 타격에 의해) 점진적으로 악화할지 지켜보자”며 “그들은 철저히 전멸될 것”이라고 했다.
후티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 선박을 공격해왔다. 최근 들어서도 이같은 공격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15일 후티반군 기지와 지도자들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후티반군은 도발 행위를 이어갔다. 2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후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TV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서 사이렌이 울렸으나, 이스라엘군은 “예멘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토로 진입하기 전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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