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본 신간] 그녀를 지키다 외
발표한 소설마다 프랑스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으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장편소설 '그녀를 지키다'가 정혜용 씨의 번역으로 독자를 만납니다.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은 작품으로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숨겨진 비밀을 석공 미모의 굴곡진 삶을 통해 풀어 가면서,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시 이탈리아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그 속에서 태생적 한계와 사회적 난관에도 꺾이지 않는 인간 영혼의 아름다움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줍니다.
이탈리아의 사크라 수도원, 천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 수도원에는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고, 이제 하나의 비밀이 더 추가되는데 바티칸의 엄명으로 지하에 감금된 피에타 석상입니다. 석상이 있는 공간은 겹겹의 잠금장치로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드나들 열쇠를 가진 건 수도원장뿐으로 대체 이 석상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이야기는 피에타를 조각한 석공 미모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소설의 장면 장면을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생동감 넘치게 풀어냅니다. 바티칸이 피에타 석상을 수도원 지하에 가둘 수밖에 없었던 비밀스러운 사연부터, 왜소증을 타고난 천재 석공예가의 고난과 역경, 그의 운명인 오르시니 가문의 막내딸 비올라의 자유를 향한 투쟁까지. 우리는 책장을 넘기며 이탈리아 소도시 피에트라달바의 오렌지나무 가득한 풍경 한가운데에서 짙은 사이프러스 향을 맡고 석공의 돌 쪼개는 소리를 음악처럼 들으며, 주인공 미모와 함께 하나의 생애를 살아낸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그녀를 보호하려고 유폐하는 겁니다.' -47면-
바티칸은 피에타 석상을 수도원 지하에 가두도록 지시하면서 이렇게 말하지만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을 발하는 조각상을 바라보면서, 수도원장은 의심합니다.
피에타를 거기에 가둬 둔 자들이 정말로 보호하고 싶었던 것은 그 조각상 자신이 맞을까? 어쩌면, 그들은 본인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어서 그렇게 가둔 게 아닐까?
사랑도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연애 평점 사회, 가스라이팅 전문 인공지능, 영화배우의 DNA를 복제해 태어난 아이, 죽기 전 하루에 10년씩 세포를 젊어지게 만드는 시술 등 기발한 상상과 섬뜩한 일상이 공존하는 강렬한 이야기.
소설·시·에세이를 너머 단편의 영상화 프로젝트까지 진행하는 작가 줄리애나 배곳이 소설집 '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를 출간했습니다.
불평등 사회 등 디스토피아를 다룬 이야기 15편을 통해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지, 인류의 가장 오랜 질문에 대답합니다.
SF 형식을 통해 기술과 미래를 그려내면서 동시에 '인간다움'을 풀어내는데 열다섯 편의 이야기 중 아홉 편이 넷플릭스, 앰블린, 파라마운트, 라이언스게이트 등과 계약되어 영상화 중입니다.
줄리애나 배곳의 하이콘셉트(간결하고 명확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메시지 전달과 오락성을 동시에 잡는 기법) SF는 복잡한 세계관을 새롭게 창조하는 대신 우리의 일상을 배경으로 해 더 강한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사회와 개인에게 큰 영향을 주는 문제적 과학 기술을 둘러싼 단편들은 한 줄의 시놉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다양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을 묘사한 문체는 섬세하고, 짧은 분량에도 분명한 기승전결과 SF 장르 특유의 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결말은 완벽한 해피엔딩을 거부하지만 암울하지는 않고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해 삶의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춥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해야만 그 일을 잘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회에 순응하는 법부터 배워온 우리는 자신의 재능을 모른 채 살아가며, 일에서 의미를 찾는 일은 등한시해왔습니다.
매일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새로운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낼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강점에 몰입하고, 삶의 균형과 가치를 되찾아줄 사랑을 일에 소환하면 행복한 인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이자 갤럽의 강점 발견 프로그램 '스트렝스 파인더'를 개발한 마커스 버킹엄은 자신의 고유한 재능과 장점에 사랑을 더해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단순한 부를 넘어 세상에 흩어져 있는 사랑의 신호를 발견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랑을 소환할 때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일과 사랑은 분리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사랑을 소환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사랑을 활용할 관심사를 찾고, 사랑을 방해하는 함정들을 피하며,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법을 제공합니다.
"요소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공간은 그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규정한다. 스케일이 더 커지면 도시 속 사람들의 관계, 더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관계를 결정한다. 건축은 그렇게 사회를 구성해 왔다. 이 책은 건축 공간이 만드는 관계가 어떻게 사회를 진화시켜 왔는지 보여 줄 것이다." - 여는 글 -
인간이 왜 이런 건축물들을 만들었는지 살펴보면 인간이 가지는 한계가 보이고, 그것을 만든 사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책은 건축물이라는 물리적 흔적으로 인간의 지난 삶의 모습을 추리합니다. 그리고 자연적 제약이나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만들어 낸 건축적 해결책이자 시대별로 진화의 단계에서 필요한 역할을 했던 건축 공간을 보여 줍니다.
저자는 지금이 새로운 건축이 절실한 때라면서 그런 건축 공간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거라고 말합니다. 책에서 건축 진화의 역사를 되돌아본 이유는 현시점에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새로운 건축 공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혜를 얻기 위함입니다.
"역사는 계단처럼 진화한다. 그 계단 턱을 올라가는 데 도움을 준 것이 새로운 공간이다"
신간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공간과 사회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모습을 보여 주는데, 건축적인 요소나 특징 등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건축이 인류와 공진화해 온 과정에 중점을 두고 큰 그림을 담아냅니다.
새로운 건축물은 다음 시대를 열었고, 사회를 바꿨고, 인간을 변화시켰다. 신전이 만들어지고 종교 권력이 생겼고, 극장과 경기장이 들어서고 관람 문화가 생겨났으며, 수정궁이 건축되고 소비자라는 계층이 형성된 식입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최상목 몸조심하라″ 이재명 발언에 ″이성 잃은 망언″ ″조폭식 협박″
- 이복현 ″홈플러스 대주주 MBK 검사 착수″…사모펀드 첫 사례
- 매일경제
- 김수현 측 ″김새론 집 방문·손해배상 청구 안 했다″
- ″치킨이 그렇게 먹고 싶었나″…직접 튀겨 훔친 절도범
- '계몽령' 김계리 변호사, 정청래 마주치자 보인 표정
- [진료는 의사에게]발 차갑고 시린 증상 당뇨인…작은 상처에도 발 절단 위험
- ″딸의 죽음을 마지막까지 확인해″…'서천 묻지마 살인' 유족 호소
- '10일 누워있으면 800만원'…남성 전용 '알바' 화제
- 홍준표 ″이재명 암살 위협? 가장 안전한 곳은 감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