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썰] 세계 최초 'AI가 만든 신문'…"인간 쓸모없어질까" 물었더니

일 포글리오 AI 제작 온라인판 화면 /사진=일 포글리오 웹사이트

이탈리아에서 '인간 기자'가 개입하지 않고 AI(인공지능)만으로 제작한 신문이 처음으로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Il Foglio)는 AI로 제작한 4장 분량의 신문을 지면 및 온라인을 통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오 세라사 일 포글리오 편집장은 "AI 기술이 우리의 업무 방식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한 저널리즘 실험"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AI로만 만든 세계 최초의 일간지"라고 했다. 기사 본문과 기사의 제목, 칼럼까지 모두 AI가 작성했다고 밝혔다.

AI가 제작한 일 포글리오 신문 1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이탈리아 트럼프 지지자들의 역설적인 행동'을 주제로 한 기사가 실렸다. AI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른바 '캔슬 컬처',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논란이 될만한 행동을 했을 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온라인 문화를 맹비난하면서도, 트럼프가 유사한 행동을 할 땐 열광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면에 실렸다. '푸틴, 10가지 배신'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푸틴은 지난 20년간 합의와 약속을 깼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경제 흐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국가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한 소득세 개혁의 긍정적 효과 등이 기사로 실렸다.

마지막 4면에는 독자와 신문 편집자가 질의응답을 나누는 '독자의 편지'가 실렸다. AI 독자는 "AI가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까'라고 질문했다. AI 편집자는 이에 "AI는 대단한 혁신이지만 완벽한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게재된 기사 중 (인간) 취재원의 말을 직접 인용한 기사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글 구조가 간단하고 명확하며 명백한 문법적 오류도 없다"고 평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