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만 활발, 연립·다세대 매매 ‘냉랭’···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2024년 전세사기 급증 이후 끊긴 비이파트 시장에 대한 매매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올해 들어 ‘깡통주택’과 함께 전세금 미반환 사고도 줄고 있지만, 이미 월세 선호가 뚜렷해진 연립·다세대 시장에서 매매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당분간 어려워보인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년전과 비교해 2% 증가한 1858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17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했다.
지난달 토허제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동 포함된 강남 3구의 연립·다세대 거래량도 오히려 1년 전보다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137% 급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토허제 해제 이후 상승세가 나타난 서울 아파트 시장과 달리, 연립·다세대 시장엔 여전히 찬바람만 부는 것은 2023~2024년 집중 발생했던 전세사기 영향이 크다. 연립·다세대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금을 받아 주택을 분양·매수하려는 투자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전세 포비아(공포)를 부른 ‘깡통주택’은 최근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집값 대비 전세 보증금이 너무 높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따르면 올해 1~2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전년대비 68.3% 감소한 2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790억원에서 22년 1조1조1726억원, 2023년 4조3347억원, 지난해 4조4896억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특히 2023년~2024년엔 집값·전셋값 모두 고점이었던 2021년 맺은 계약 만기가 돌아오면서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깡통주택이 감소하더라도 당분간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연립·다세대의 월세 선호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립·다세대에서 월세 거래는 13만2546만건에서 13만9950건으로 6% 증가했고, 오피스텔 월세 거래도 14만5553건에서 15만9439건으로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 오피스텔의 전세 거래는 각각 12%씩 감소했다.
그간 전세 보증금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분양·매매에서 마중물 역할을 했다. 분양자는 전세 보증금으로 수익을 조기 실현하고, 매수자는 보증금으로 투자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재개발 호재를 노리고 연립·다세대 주택을 매입하던 투자 수요도 줄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비사업이 성사되더라도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투자 선호가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비아파트 월세화가 진행될수록 매매보다는 임대가 중심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가 살아나긴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험담했지?” 망상에 출근길 직장동료 살해한 50대 징역 15년
- 600억원 넷플릭스 제작비, 투자로 탕진···미 영화감독 사기 혐의 재판행
- 최순실 딸 정유라 빌린 6억9000만원 못 갚아 사기 혐의로 검찰 송치
- [한국갤럽]이재명 36%, 김문수 9%…여권 주자 모두 한 자릿수
- 민주당, 최상목 공수처 고발…“박근혜 국정농단 관여”
- 권성동 “한덕수 기각시 ‘야당 입법독재’ 대통령 선고 중요 고려될 것”
- 포스코 포항제철소서 작업하던 40대 노동자 숨져
- [단독]자리보전 힘든 군 간부에 진급 미끼 삼아 접근···민간인 노상원의 ‘가스라이팅’
- “응급실 뺑뺑이 없게”···대전소방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도입
- ‘윤석열 체포 방해’ 김성훈·이광우 오늘 구속영장 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