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밀어낸 북극한파… 오늘 출근길 ‘눈태풍’ 10㎝ 쏟아진다
봄에 느닷없는 ‘겨울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됐다. 18일 매서운 꽃샘추위와 함께 북극에서 내려온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만들어낸 ‘극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눈 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됐다.
18일 출근길 서울에는 최고 10㎝가량의 눈이 쌓이면서 대설특보도 발효될 전망이다. 서울에 내려지는 역대 가장 늦은 대설특보다. 초속 20m에 달하는 순간 풍속으로 태풍과 맞먹는 위력을 가진 극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극에서 떨어져나온 영하 40도의 얼음 공기 덩어리가 이날 밤부터 따뜻한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큰 해기차(해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눈구름대를 형성, 18일 전국에 눈이 내릴 전망이다.
18일 예상 적설량은 수도권 3~10㎝, 강원도 3~30㎝, 영남권 1~15㎝, 충청권 1~10㎝, 호남권 1~8㎝, 제주 산지 1~5㎝ 등이다. 눈구름대를 동반한 동풍(東風)까지 불어오는 강원 산지에는 시간당 3~5㎝의 폭설이 쏟아지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시간당 1~3㎝의 강한 눈발이 날리겠다. 일부 눈이 비로 바뀌는 지역에선 10~20㎜의 강수량을 보일 전망이다.
동풍의 영향으로 16일부터 이미 많은 눈이 내린 강원 산지·동해안엔 17일 현재 40㎝ 이상, 강원 내륙·경기 북동부·경북 북부엔 최대 10㎝ 정도의 많은 눈이 내려 쌓였다. 16~17일 새로 내린 눈을 기준으로 강원 홍천 42.5㎝, 삼척 38.4㎝, 대관령 34.0㎝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많은 눈이 오면서 한겨울 수준의 적설량이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눈 폭풍의 원인은 ‘극저기압’이다. 대기 상층으로 북극발 찬 공기가 불어오고, 이 찬 공기가 섭씨 10도 내외의 해상 수증기와 강하게 충돌하면 대기가 극심하게 불안정해진다. 이때 소용돌이를 동반한 저기압이 형성되는데, 찬 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아래로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대기 하층으로 더 빠른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극(極)저기압이다. 북극 같은 극지방에서 기인한 저기압이라는 뜻이다.
극저기압은 태풍과 맞먹는 강풍을 몰고 온다. 태풍의 기준이 되는 최저 순간 풍속이 초속 17m인데, 극저기압은 바다에서 내륙으로 바로 들어올 때 순간 풍속이 초속 20m에 달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우리나라 서쪽 지역에선 18일 이런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극저기압은 서해상으로 진입해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데, 극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통과할 때도 순간 풍속은 초속 15m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놓인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한여름 태풍과 차이가 있다면 비 대신 눈이 주로 내린다는 것이다. 눈비가 내릴 때 천둥·번개도 동반하게 된다. 18일 오후 수도권과 충남·호남부터 차차 그치기 시작하겠다.
극저기압이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를 품고 있어 꽃샘추위도 이어지겠다. 18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 낮 최고기온은 3~9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한 바람이 겹쳐 출근길 서울의 최저 체감기온은 영하 4도까지 떨어지고, 대전은 영하 8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한동안 한기가 내륙을 덮기 때문에 기온은 19일에 더 떨어져 최저 영하 6도에서 영상 1도, 최고 6~10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극저기압이 우리나라를 강타한 것은 2019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당시에도 한파와 함께 강풍·대설을 동반했다. 강원 정선에 15.9㎝, 평창 15.1㎝, 홍천 14.3㎝ 등의 적설을 기록했었다. 경기 가평(6㎝), 경북 봉화(12.6㎝) 등에도 한겨울 수준의 많은 눈이 내렸다. 당시 강풍으로 전남 영광군 송이도 인근 해상에서 44t급 예인선이 침몰하며 1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있었다. 왕십리역에서 서울숲역으로 운행 중이던 분당선 열차가 동력 차단으로 멈추기도 했다.
특히 극저기압이 동반하는 눈구름은 바다 수증기를 머금은 축축한 습설(濕雪)이라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잘 흩어지지 않고 쌓이게 된다. 이에 눈이 쌓이고 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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