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배] 전설의 3차연장, 동호회농구에서도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졌다

안산/서호민 2025. 3. 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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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안산/서호민 기자] 프로농구에 이어 동호회농구에서도 보고도 믿기 힘든 명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8일 안산시 일대에서 개막해 2주째 치열한 열전이 펼쳐지고 있는 2025 D3 안산 상록수배 농구대회(이하 안산상록수배) 16강전에서 깜짝 놀랄 명승부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자타공인 전국 최강의 팀이라고 소문난 아울스와 젊음의 패기로 똘똘 뭉친 팀 엘리트였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뿐 아니라 국내 생활체육 농구대회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불려도 손색없는 경기가 됐다. 4쿼터 종료 2분 전까지 10점 차로 뒤지고 있던 아울스는 전날 프로농구 창원 LG에 버금가는 맹추격전을 펼쳤고, 3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승자가 됐다.

역대급 경기력을 보여준 팀 엘리트는 16강에서 우승후보 아울스를 상대로 무려 3차 연장까지 가는 또 한 번의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아쉽게 63-68 패하며 16강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E조 1위를 차지하며 예선에서부터 선전을 펼친 팀 엘리트. 16강 상대는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아울스였다. 아울스는 정성조(소노)의 이탈과 한준혁의 부상 등 전력누수로 인해 이번만큼은 우승이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따랐다. 죽음의 조라 불린 F조에서 조 2위로 어렵사리 예선을 통과한 아울스는 16강에서 팀 엘리트와 8강 진출을 두고 한 판 승부를 펼쳤다.

다행히 아울스는 1주 차에 불참했던 2미터 빅맨 이대혁이 합류했고,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출신 정연우를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을 통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전력으로 돌아왔다. 전상용, 이대혁, 최영헌, 정연우, 정환조 등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린 아울스는 팀 엘리트를 상대로는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두 팀의 경기는 전혀 예상 밖으로 전개됐다. 큰 기대를 하지 않은 팀 엘리트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

팀 엘리트는 1쿼터 초반부터 아울스를 당황시켰다. 홍기성이 1쿼터에만 9점을 몰아치며 리드를 잡은 팀 엘리트는 1쿼터 후반 아울스의 연속 실책을 틈 타 18-10으로 1쿼터를 리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팀 엘리트의 상승세는 2, 3쿼터에도 그칠 줄 몰랐다. 스피드와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아울스를 계속해서 압도했다. 김준성이 지키는 골밑은 철옹성과도 같았고 막내급인 김유석 역시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리드에 힘을 실었다. 3쿼터가 종료됐을 때, 양 팀의 격차는 17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 경기의 백미는 4쿼터 후반이었다. 경기는 4쿼터 종료 2분 안쪽으로 떨어졌고 여전히 리드는 팀 엘리트의 몫이었다. 10점 이상 차이가 났기에 팀 엘리트가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이 때부터 아울스의 거짓말 같은 추격전이 펼쳐졌다. 4쿼터 1분 여를 남기고 정환조가 막판 기세를 올리며 경기 종료 30여초 전, 6점 차까지 격차를 좁혔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누가 봐도 팀 엘리트의 승리가 점쳐졌다.

아울스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 자유투가 연달아 불발됐고 이를 틈타 김동연의 3점포로 3점 차까지 좁힌 아울스는 종료 직전, 이요한의 동점 3점 버저비터에 힘입어 극적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한 때 17점 차까지 벌어졌던 양팀의 원사이드 한 승부는 급작스레 접전 양상이 됐고 결국 연장으로 향했다. 이 경기를 동점까지 허용한 팀 엘리트는 4쿼터 막판 자유투 4개를 얻었는데, 적어도 이중 하나만 넣었더라도 승부를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연장 승부는 길어야 2차에서 마무리된다. 서로 힘든 상황에서 한순간의 실수가 승부를 결정짓는 만큼 길게 지속되기 힘들다. 하나, 두 팀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보고도 믿기 힘든 3점포의 향연이 이어졌고 동호회농구에서 보기 드물게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도 “뭐 이런 경기가 다 있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탄성을 쏟아냈다. 팀 엘리트 홍기성은 2차 연장으로 향하는 동점 3점포 포함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많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처절했던 대혈투도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아울스는 강팀이었다. 아울스가 지닌 ‘강팀 DNA’가 확실하게 발휘됐다.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1점(64-63) 앞선 종료 10여초를 남긴 상황서 이요한의 점퍼가 불발되며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줬으나 이내 정환조가 재치있는 스틸로 공격권을 다시 가져온 아울스였다.

이후 조완동이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를 모두 성공했고 팀 엘리트의 회심의 3점슛은 림을 빗겨가면서 처절했던 대혈투는 아울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패색이 짙었던 아울스는 보고도 믿기 힘든 추격적으로 팀 엘리트를 무너뜨리고 극적으로 8강에 합류, 대회 3연패를 향한 도전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양팀 선수들의 희비는 확연히 엇갈렸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아울스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코트에 나뒹굴며 승리를 자축했고, 대역전극 희생양이 된 팀 엘리트 선수들은 절망에 빠졌다.

이것도 추억이라면 추억, 그리고 힘들었던 기억일 수도 있는 3차 연장. 3자 입장에서 보면 즐거웠지만 살얼음 승부를 치르는 양팀 선수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경기를 뛴 선수들에게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패자 팀 엘리트 선수들에게선 “자유투만 다 넣었어도...”라는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지는가 하면 한 선수는 “(3차연장) 두 번은 하기 싫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결과*
아울스 68(10-18, 6-7, 7-15, 24-7, 21-16)63 팀 엘리트
아울스

최영헌 24점 6리바운드
정환조 21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5스틸
정연우 9점

팀 엘리트
홍기성 15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
김준성 14점 12리바운드 2블록슛
구윤회 14점 8리바운드
김유석 11점 7리바운드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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