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춘계] ‘부녀 지도자 탄생’ 모교로 돌아와 지도자 첫 걸음 떼고 있는 분당경영고 이사빈 코치
[점프볼=해남/정병민 인터넷기자] 이사빈 코치가 모교로 돌아와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전라남도 해남군에서는 ‘제62회 춘계 전국남녀 중고농구 연맹전 해남대회’ 일정이 한창이다. 12일 남중부를 시작으로 첫 발을 뗀 이번 대회는 16일부터는 여중부와 여고부 일정까지 막이 오르며 더욱 현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기존 3학년 선수들이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신입생들이 새로 합류하듯, 현장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분당경영고를 이끌고 있던 박수호 코치가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서 그 자리에 이사빈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것.
2022-2023시즌까지 BNK썸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던 이사빈 코치는 은퇴를 선언, 모교인 분당경영고로 돌아와 후배들 양성에 그 누구보다 큰 힘을 쏟고 있다. 굉장히 젊은 지도자 축에 속하는 이사빈 코치는 본인만의 지도 스타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며 팀을 이끌어 나가는 중이다.
대회 중 만난 이사빈 코치는 “이제 한 7개월 됐다. 처음엔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막막했는데 동계 훈련도 갔다 오고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틀이 잡혔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이 코치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프로든 대학이든, 미래에도 더욱 뛰어난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개인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장래도 생각할 수 있는 쪽으로포커스를 많이 맞추고 있다”며 말을 더했다.
이제 막 지도자 걸음마를 뗐기에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이사빈 코치가 조언을 구하고자 찾는 사람이 있다고.
바로 부친인 현 동국대 이호근 감독이다. 이사빈 코치는 농구계에서도 유명한 농구인 가족이다. 앞서 언급했듯, 아버지 이호근 감독이 대학 농구부를 이끌고 있고 오빠는 현재 서울 삼성의 주장 이동엽이다.
이에 이사빈 코치는 “선수 시절때보다 지금 훨씬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스스로 아이들 컨트롤하는 방법이나 지도 방식에 대해 더 많이 물어보려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부녀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단 이호근 감독과 이사빈 코치.
이사빈 코치는 “아이들을 수동적인 선수보다 능동적으로 찾아서 훈련하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하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사빈 코치의 올 시즌 목표는 ‘전 대회 입상’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그 어느 팀보다 뜨거운 겨울을 지새웠다. 스토브 리그는 물론이고, 끊임없는 연습 경기를 통해 지도자와 선수단이 함께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부상자가 나오며 이사빈 코치가 구상했던 정상 전력 운영에는 차질이 생겼다. 확실히 연습 경기와 실전 경기가 가져다주는 압박감과 긴장감, 그리고 몸싸움에서의 강도가 달랐던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이사빈 코치는 “아이들이 긴장을 하고 부담을 가졌다. 또 몸에 힘이 들어간 게 보였다. 연습 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픈 선수가 없었는데 일주일 전에 한 명이 다쳤다. 이번 대회 예선을 치르다가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대회에 이러니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너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비록 예선 3경기에서 전패를 하며 해남을 떠났지만 이사빈 코치는 낙담하지 않았다. 패배하는 과정 속에서 수확도 분명했기 때문. 연습 경기 때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강점을 발견했고, 이를 극대화하고 발판 삼아 다음 대회 때 더욱 뛰어난 팀으로 만들면 된다.
이사빈 코치는 “(장)서윤이와 (김)혜진이가 소극적인 모습이 있었는데 골밑에서 저돌적으로 1대1 하려는 게 보였다. 독기도 올라왔다. (정)채아도 이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바뀐 게 굉장히 보기 좋다. 1학년들도 경기를 뛰면서 경험치가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며 현 상황을 고무적으로 내다봤다.
이사빈 코치는 여고부 지도자 중 가장 최근까지 선수 생활을 해왔다. 다르게 해석하면 현장에서 선수들이 어떤 느낌인지, 어떠한 애로 사항을 갖고 있는지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사빈 코치는 “우리 때는 농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지금 중학교 선수들을 지켜봐도 확실히 인원도 많아지고 운영 폭이 넓어졌다. 선수들이 프로 진출에만 얽매이지 않고 그 이후의 삶도 잘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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