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16. ‘산 위의 바닷길’, 강릉 괘방산

최동열 2025. 2.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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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안에서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 두고 등산다운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은 어디일까요.

강릉이 자랑하는 명품 트레킹 코스인 '강릉 바우길' 안내 책자는 괘방산 코스를 강릉 사투리로 '산 우에(위의) 바닷길'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괘방산 등산은 강릉시 강동면 안인항에서부터 저 유명한 정동진까지 이어집니다.

강릉 사람들에게 이곳 괘방산은 '통일안보 등산로'로 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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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따라 바다를 오르다
▲ 강릉 괘방산 활공장에서 바라 본 동해바다

강원도 동해안에서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 두고 등산다운 등산을 할 수 있는 산은 어디일까요. 필자의 경험으로는 ‘강릉 괘방산’입니다. 강릉이 자랑하는 명품 트레킹 코스인 ‘강릉 바우길’ 안내 책자는 괘방산 코스를 강릉 사투리로 ‘산 우에(위의) 바닷길’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등산하면서 마치 바닷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뜻이니, 절묘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괘방산 등산은 강릉시 강동면 안인항에서부터 저 유명한 정동진까지 이어집니다. 전체 종주 길이는 9.4㎞에 달합니다. 해발 높이는 345m. 표고로 보자면, 높다고 할 수 없지만, 바다에 붙어 해발 ‘제로(0)’에서 시작하는 높이이고, 종주 길이 또한 만만치 않기에 마냥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등산로는 줄곧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이어집니다. 바닷속에서 불쑥 치솟은 산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누워 있는 모양새여서 동해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배 한 척을 타고 넘는 기분이랄까요. 산행 들머리는 이물이고, 날머리는 고물이 되는 셈이죠. 중간중간의 휴식처인 ‘활공장’과 ‘삼우봉’ 등의 조망 명소에 다다르면, 짙푸른 바다 물결이 손에 잡힐 듯이 넘실대고, 강릉과 정동진의 해안선 풍광에 환호성이 절로 터집니다.

괘방산은 유별난 스토리를 간직한 산이기도 합니다. ‘괘방산(掛榜山)’이라는 이름 자체가 방을 건다는 뜻인데요. 옛날 강릉의 선비들이 이 산의 등명사(燈明寺·현재의 등명낙가사)에서 공부하다가 산에 올라 급제를 기원했고, 실제로 과거에 붙으면 두루마리에 급제자의 이름을 적어 산에 걸었다는데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니 기원의 명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도 매년 정초 새벽에 공무원 등이 산에 올라 ‘무사안녕 시민행복 기원제’를 행합니다.

강릉 사람들에게 이곳 괘방산은 ‘통일안보 등산로’로 통하기도 합니다. 산 아래 안인진 앞바다는 지난 1996년 9월 18일, 북한 잠수함이 침투했다가 좌초한 역사의 현장입니다. 이후 한 달 넘게 이곳 괘방산을 시점으로 강원도 백두대간 전역에서 대대적인 대간첩 소탕 작전이 전개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곳 해변에는 통일안보공원이 조성됐고, 괘방산 등산로도 ‘안보 체험 등산로’라는 별칭을 얻게 됐습니다.

산행 시작은 안인진항이나 정동진 양쪽에서 모두 가능한데, 안인진은 ‘참가자미회’와 ‘망치 매운탕’ 등의 별난 먹거리로 유명합니다. 가자미회는 강릉에서 ‘세꼬시’로 통하는데, 뼈째로 씹어 먹는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산행 후 정동진의 여러 명소를 둘러보는 것은 덤입니다.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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