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바로 망가져"...침대에서 건강 망치는 '이 습관'?

김영섭 2024. 12. 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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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엔 3S(Sleeping, Sex, Sick) 때만 있어야"…나쁜 자세로 목뼈·인대·근육의 통증, 두통, 허리 뻣뻣함, 관절염 등 우려돼
침대 위에 쪼그리고 앉은 채, 일이나 공부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러 모로 건강에 좋지 않으니 이런 습관을 버려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대 바닥에 엎드리거나 쭈그려 앉은 채 일하는 사람이 꽤 많다. 특히 겨울엔 침대 위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뒤 대부분 기업의 재택근무가 정상근무로 바뀌었으나, 네이버 등 상당수 기업엔 재택근무 형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직장에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집에서 처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당수 젊은 사람들에겐 재택근무가 '침대에서 일하는 재택근무'를 뜻한다. 옷을 차려 입고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대신, 침대에서 컴퓨터를 켜고 일을 한다. 침대를 사무실로 바꾸면 심리적·신체적으로 각종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푹신한 침대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엎드린 채 작업이나 학습을 하는 습관은 인체공학적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목, 등, 엉덩이에 무리가 가고 단순 두통부터 허리 뻣뻣함, 관절염, 목뼈·인대·근육의 통증 등 각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수잔 홀백 박사(인체공학·웰빙)는 "젊은 사람들이 침대에서 일하는 나쁜 습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이가 들어 인체공학적인 문제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을 수 있다"며 "빨리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앉은 의자에 똑바로 앉고 '중립 자세'를 취해야 한다. 몸의 특정 부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자세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한 엎드린 채 타이핑하는 자세는 목과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가급적 디스플레이와 키보드를 분리하고, 디스플레이를 눈높이 이상에 놓아야 한다. 다리미판을 임시 스탠딩 책상으로 쓰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 홀벡 박사는 "오랫동안 재택근무가 잦은 사람은 좋은 워크스테이션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침대에서 자주 일하면 몸만 망가지는 게 아니다. 생산성과 수면 습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레이첼 살라스 부교수(신경학, 수면의학)는 "침대는 잠(Sleeping)을 잘 때, 성관계(Sex)를 맺을 때, 아플 때(Sick) 등 세 가지 S를 위해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침대에서 TV를 보고,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잠을 자지 않고 일이나 공부를 하면 뇌는 침대에서도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아챈다. 이런 연상 작용은 '조건화된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는 불면증을 뜻한다.

밤에 잠옷을 입으면 신체가 수면을 시작할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는 '수면 위생' 개념이다. 침대에서 이메일을 보내거나 나쁜 뉴스를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행위(Doomscrolling)를 하는 건 특히 수면위생에 좋지 않다. 침대에서 노트북, 휴대폰 및 업무에 필요한 화면을 매일같이 보면, 뇌와 신체는 잠자리를 휴식과 연관시키지 않게 된다.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불면증 및 수면장애가 급증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살라스 부교수는 "재택근무 중 침대에서 계속 일을 하면, 긴장을 풀고 잠을 자려고 해도 뇌가 일할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이런 일이 지속되면 불면증이나 일주기 리듬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잠잘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 몸의 자연시계가 큰 혼란에 빠진다. 이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처럼 수면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나빠질 수 있다. 수면장애는 업무의 생산성, 창의성,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런 증상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나타나고, 일부 근로자에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은 침대에서 일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살라스 부교수는 "젊은 사람은 당장 몸과 뇌가 그 여파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후유증이 나타나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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