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사광풍 분다… 키워드는 `혁신·AI`
삼성, 반도체 등 포함 쇄신 예고
SK, 역대급 실적 불구 '슬림화'
AI 생태계 전환에 인사도 영향
삼성전자가 대규모 쇄신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대기업의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 전환 과정에서 소프트웨어(SW) 인재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그간 중시되던 재무통 대신 불확실성에 대비한 기술통 중심의 인사 혁신 바람이 불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를 앞두고 11월말쯤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주요 사장단의 거취에 변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8일 사과문을 내고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군은 사장단을 포함해 대대적인 인사 재편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의 역할을 하는 그룹 컨트럴타워의 부활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그룹 내 다양한 사업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회사 안팎의 쇄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리 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삼성이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등기임원 복귀와 컨트롤타워 재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밸런싱에 나선 SK그룹도 연말 인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그룹 전반적으로 슬림화에 나선 만큼 사업군별 인사폭과 이에 따른 연쇄 인사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관심거리다.
재계에서는 연말 인사 키워드로 혁신과 함께 AI를 필두로 한 '기술통'을 들고 있다. 코로나19 당시만 해도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으로 재무통에 무게가 실렸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SW 생태계를 앞두고 기술통의 역할이 중요해진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에너지 사장에 김종화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총괄, SK지오센트릭 사장에 최안섭 머티리얼사업본부장,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에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는다.
현대차의 경우 SW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2021년 그럽에 편입한 이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사장을 현재 그룹 핵심사업인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총책임자 급의 AVP본부장(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외국계 출신의 고위 임원 선임도 현대차 인사의 새로운 트렌드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올해 인사에서는 상당한 폭의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이날 공개한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1월초 이후 공식적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내이사는 370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3분의 1가량인 1145명은 내년 6월 전에 임기가 공식 종료될 예정이다. 이들 중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CEO급 경영자는 515명(45%)이었다.
4대그룹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가 219명이고, 이 중 99명은 대표이사 타이틀을 가진 경영자였다. 219명 중 그룹별로는 SK 98명, LG 51명, 삼성 39명, 현대차 31명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내년 상반기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노태문·박학규·이정배 사장이 포함됐다. SK그룹 계열사 중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박원철 SKC 대표, 윤병석 SK가스 대표 등이 해당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LG그룹에서는 권봉석 ㈜LG 대표, 신학철 LG화학 대표, 조주완 LG전자 대표 등이 포함됐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사업의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CEO급 인사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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