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 연 안세영 “배드민턴 못하게 될까 두렵지만..변화 키 쥔 협회, 외면말고 행동해달라”

안형준 2024. 8. 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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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안세영이 드디어 입장을 밝혔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은 8월 16일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지 9일만이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자신의 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대표팀과 계속 함께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이후 '7년을 참아온 분노가 금메달의 원동력' 등의 발언이 이어지며 올림픽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금메달리스트의 폭탄 발언에 스포츠계는 뒤집어졌고 대한체육회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정치권까지 이번 일을 파악하겠다고 나섰다.

배드민턴협회는 7일 김택규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선수단보다 먼저 귀국했다. 폭탄 발언 후 '한국에 돌아가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했던 안세영은 입국장에서 말을 아꼈고 대신 협회 측에서 무려 5,5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안세영의 발언을 반박하는 사실상의 '반박문'이었고 사태는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졌다.

안세영은 이후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배드민턴만으로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개인 스폰서를 풀어달라. 모든 선수를 다 똑같이 대우하면 그게 역차별'이라고 밝혔다. 최초 협회의 선수관리 소홀 등에 대한 불만이 안세영이 폭탄 발언을 한 이유인 줄 알았지만 '경제적 보상'이라는 말이 등장하며 사태를 둘러싼 여론은 팽팽히 갈리기도 했다. 안세영은 부상으로 이후 대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안세영은 16일 SNS를 통해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됐다. 부모님, 동생, 가족들, 못난 제자지만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저와 인연을 맺은 감사한 동료 선후배들, 선수촌에서 케어해주시고 끼니도 챙겨주시며 응원해주신 선수촌 식구들, 마지막까지 훈련해준 파트너들, 든든한 소속팀,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힘을 주신 국민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셀 수도 없을 많은 분들의 염원과 응원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금메달 획득 후 '폭탄 발언'만 쏟아내고 정작 그 누구에 대한 감사 표현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메달 획득 9일만에 파리 경기장에서 했어야 할 감사 인사를 뒤늦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한 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적었다.

안세영은 "나에 대해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다.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나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랬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또 "'너만 그런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 번 해보자',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 마디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나는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다.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들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다. 모두 협회의 성과가 될 것이다. 이런 행복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안세영은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내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갖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고 밝혔다.

또 안세영은 "협회 관계자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해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안세영은 "지금은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마무리하고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 끝에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한편 배드민턴협회는 16일 진상조사위원회 1차 회의를 마쳤고 대한체육회도 이번 사태를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사진=안세영/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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