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 함께여서 더 강했다, 女 사브르 역대 최고 은메달 획득···세대교체 신호탄 [2024 파리]
이형석 2024. 8. 4. 08:45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일궜다.
윤지수(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하영(서울특별시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패했다.
8라운드까지 40-37로 앞섰지만, 마지막 9라운드에 우크라이나 울하 하를란의 분전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 단체전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땄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올렸기에 눈 앞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충분히 값진 은메달이었다.
이번 대표팀의 맏언니 윤지수(31)는 올림픽이 세 번째 출전이다. 그도 도쿄 올림픽까지 막내였다가 지난해 항저우 AG부터 주장을 맡았다. 전은혜(27)와 최세빈(24) 전하영(23)은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다.
8강에서 미국을 45-35로 물리친 한국은 준결승에서 가장 큰 관문과 맞닥뜨렸다. 상대는 펜싱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 프랑스였다. 단체전 세계랭킹에서 프랑스가 1위, 한국은 4위였다. 프랑스는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까지 등에 업었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마농 아피티-브뤼네와 사라 발제가 나섰다.
그러나 한국이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치고 나가더니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45-36으로 이겼다.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선 8라운드까지 앞섰지만, 마지막에 추월을 허용해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선수 중 올림픽 개막 직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0위 안에 든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국제대회 개인전 입상 경력도 많지 않다. 이번 올림픽에선 최세빈이 4강, 전하영의 8강까지 올랐으나 메달을 따진 못했다. 남자 사브르나 여자 에페 대표팀보다 주목도가 떨어진 이유였다.
도쿄 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윤지수는 "메달 색을 바꿔보고 싶다. 후배들이 겁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랐는데 올림픽에 처음 나선 세 선수는 에이스와 조커 역할을 수행하며 대표팀의 반전을 이끌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대 교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하영은 "8강, 4강 다 좋았는데 나가 마무리를 못해 아쉽다"면서도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 그래서 4년 뒤에는 꼭 다시 (결승전에 올라)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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