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 vs 지방집…`똘똘한 한 채’에 갈리는 아파트 값

박순원 2024. 6. 24. 05: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 격차 확대
업계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대출 영향"
"대세상승 아니다"라는 시각도
<연합뉴스 제공>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매매 시장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서울에선 아파트 매매가 상승 지속·거래량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방에선 아파트 매매와 분양 시장 동시 침체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추진하는 점이 '똘똘한 한 채' 선호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5% 오르며 13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0.15% 오른 것은 지난 2021년 11월 첫 주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도 한 주 만에 0.17% 올랐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 4월 이후 5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선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 지속이 매매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가격이 전고점을 돌파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 아파트 전용면적 105㎡은 지난 달 23억8000만원에 팔렸다. 단지 내 같은 크기 아파트가 지난해 10월 16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7개월 새 8억원이 뛴 것이다. 이는 2021년 6월 전고점 거래가인 19억6000만원과 비교해도 4억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인근 '여의도 대교' 아파트에서도 최고가 경신 사례가 나왔다. 이 아파트 전용 95㎡는 이달 초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5월 까지만해도 16억7000만원에 팔렸던 곳이다. '여의도 광장' 아파트 전용 118㎡도 지난 3월 24억9000만원에 팔려 종전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거래도 증가세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5000건을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월 2611건 △2월 2570건 △3월 4229건 △4월 4376건 △5월 4755건으로 늘었다. 5월 아파트 매매 신고 마감일이 일주일 가량 남은 것을 감안하면, 월간 매매 거래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건수는 2021년 5월 이후 3년간 5000건을 넘긴 적이 없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집중되고 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은 마용성이 75.5%를 차지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규제 지역으로 묶여있는 점이 마용성 갭투자 증가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데, 강남3구와 용산구는 규제 지역으로 묶여있다 보니 비규제 지역인 '마용성' 지역으로 투자세가 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매매 시장에선 침체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부산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은 -0.07%다. 대구 아파트 주간 하락률도 -0.15%에 이른다. 분양시장 흐름도 비슷하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부산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과 울산 '우정 한라비발디', 경남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대1을 넘지 못했다.

부동산업계에선 지역별 양극화 흐름이 올 하반기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폐지 정책은 '똘똘한 한 채' 자극 요인이기 때문이다.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 완화 정책도 지방 아파트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다만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정책에 의한 단기 반등'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40조원 규모인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직후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는 크게 줄었던 바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 등 정부의 정책 대출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며 "또 서울에서 전고점에 도달했다는 아파트들이 있지만, 아파트 가격을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2021년에 비해 20% 가량 낮아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