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나았다" 맨발 중독된 인간들…지금 대모산에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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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걷기의 계절입니다.
지난해 급증한 맨발걷기 저변은 이제 150만명(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 추산) 이상이라고 합니다. 싱그러운 계절 오월,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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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맨발로 한 달 출퇴근 해보니
기자는 서울 종로구 인왕산 아래에 삽니다. 비교적 좋은 조건이지요. 인왕산 스카이웨이 길을 따라 산책로나 숲길을 맨발로 걸을 수 있으니까요. 출근 시간대에 이 길은 한산한 편이고요. 기자의 맨발걷기 길은 윤동주문학관에서 시작합니다. 작은 공원과 공터를 지나, 수송동 계곡을 가르는 현수교 가온다리를 지나 황학정(종로구 사직동)까지 2㎞를 매일 걷습니다. 기자의 사무실은 남대문 근처인데요, 사직동에서 광화문 지나 남대문까진 신발을 신고 걷습니다. 아직 광화문 대로를 맨발로 다닐 자신이 없어서요.
맨발로 한 달,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몸무게가 2.5㎏ 줄었고, 아침이 가뿐해졌습니다. 또 정서적 충만감을 느꼈습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숲길을 걷는 것 자체가 명상이었습니다. 루틴을 깨니 분명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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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한 달 출퇴근 해봤다, 2.5㎏ 감량보다 놀라운 변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294
② 맨발에 중독된 사람들, 왜?
“건강해지기 위해” 맨발을 선택한 사람이 다수입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연치유’를 말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맨발 걷기를 해왔고 지금은 아내, 자녀 3명과 함께 하는 걷는 임종호(58) 씨는 “수십 년 동안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던 전립선 비대증이 맨발 걷기를 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는 맨발걷기는 한국 전통 대체의학의 한 부류로서 미신이냐 아니냐를 떠나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맨발걷기를 오래 한 사람들은 “몰아서 걷지 말고, 시시때때로 걸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박동창 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 회장은 삼시 세끼 하듯 “하루 세 번” 걸을 것을 권합니다. 그는 맨발 생활인입니다. 집 근처 공원을 맨발로 걷고, 사무실에서 잠깐 짬을 내 걷고,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도 ‘맨발 길’을 개척해 걷습니다.
의사의 생각은 어떨까요? 산악인이자 족부 전문의인 정덕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맨발로 걷게 되면 지압, 발바닥 내재근을 단련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또 발가락에도 미세 관절이 있는데, 신발 속에 묶여 있던 이런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질 순 있지요.” 단,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신발은 발 보호와 접지력을 좋게 하는데, 신발을 벗으면 이런 기능을 기대할 수 없어요. 또 고르지 않은 산길을 걸을 때는 시선이 땅을 향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시야가 좁아지고 목과 허리도 구부정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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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도 나았다고? 맨발 걷기 숭배자와 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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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두발이 아니라 네발, 더 가볍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스틱(폴)을 이용해 걷는 운동법입니다. 네발로 걷는 보행법이라 할 수 있죠. 애초 스키·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여름에 스키 폴을 쥐고 하이킹이나 달리기를 했던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긴 폴을 사용했는데요, 요즘은 등산 스틱과 비슷한 길이가 많이 쓰입니다.
손바닥으로 스틱 손잡이를 잡았다(Grip) 놨다(Release) 하는 ‘그립 앤 릴리스’ 동작이 기본입니다. 스틱을 땅에 찍을 때는 손바닥으로 스틱을 움켜잡고, 앞으로 아갈 때는 쥔 손바닥을 쫙 펴주어야 합니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 손목 부위에 ‘펌핑(Pumping)’이 일어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합니다.
노르딕 워킹은 전신 운동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걷기는 전신 근육의 40%를 사용한다면, 노르딕 워킹은 90%를 쓴다고 합니다. 또 걷기가 1시간에 약 280kcal 칼로리가 소모되는 데 반해, 노르딕 워킹으로 보폭(1분 120보)을 넓혀 걷게 되면 에너지 소비량이 약 400kcal 정도까지 올라갑니다.
노르딕 워킹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여러 곳인데요, 박상신 한국노르딕워킹협회(KNO) 노르딕 워킹에 음악을 가미한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걷고 뛰기에 좋은 비트’에 주목합니다. 보통 걸을 때 사람의 심장 박동은 80bpm(beats per minute, 음악에서 템포를 나타내는 단위), 또 빨리 걷거나 뛸 때는 120bpm 또는 그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의 강의는 ‘비트에 맞춰 걷기’가 핵심입니다. “어깨를 앞뒤로 움직이며 걸어야 한다”를 강조하는데, 80비트부터 120비트까지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며 교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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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로 걷자 허리 펴졌다…“폴발폴발” 노르딕 워킹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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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전국 맨발걷기 지도
대전 계족산 둘레길은 맨발로 걷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트레커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계족산을 한 바퀴 아우르는 12.7㎞의 둘레길엔 사시사철 시뻘건 황토가 깔렸습니다. 이 길을 조성한 선양소주에서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는데요, 거의 매주 황토를 복토해 사철 도톰한 황톳길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벚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터널을 이루는데요, 볕이 쨍쨍한 날도 걷기 좋은 서늘한 길을 제공합니다.
전북 순창 강천산은 천연 황톳길입니다. 기자가 “맨발로 걷기에 가장 좋았던 곳”으로 꼽은 길입니다. 특히 초보자가 걷기에 좋은 길이었습니다. 길 컨디션이 좋은 데다 걷는 동안 빼어난 풍광이 이어져, 눈이 즐겁습니다. 강천산군립공원 초입을 통과하자마자 황톳길이 시작되는데, 발바닥에 싸락싸락할 정도로 적당한 자극을 주는 길입니다. 또 강천산은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지만, 전국 내로라하는 산만큼 번잡하지 않습니다. 맨발걷기를 처음 시도하기 좋은 주말 여행지로 ‘강추’ 합니다.
경북 문경 새재길은 해질녘에 가면 좋습니다. 새재 1관문에서 3관문까지 7㎞는 길옆으로 개천이 졸졸 흘러내립니다. 여름에 가면 반딧불이가 날 정도로 청정한 곳입니다. 길바닥은 마사토가 깔렸는데요, 딱딱하지 않을 정도로 잘 다져 있습니다. 새재 길은 천년 고도(古道)인데요, 해질녘에 걸으면 옛사람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고즈넉합니다. 단, 이 길은 야간 조명이 없습니다. 안전을 위해 헤드랜턴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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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톳길 걷고 병 나았대” 직접 가봤다, 맨발 성지 11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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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더중플 '호모 트레커스' - 허리 펴지고, 병 낫는 ‘기적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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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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